(애틀랜타=연합뉴스) `신앙심'이 강한 미국 남부의 최대 도시 애틀랜타에서도 일요일에 술을 살 수 있게 됐다.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 등 지역 언론은 9일 전날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 51개 도시에서 실시된 `주7일 주류판매 허용 안건'에 대한 주민투표 결과 50곳에서 압도적 찬성률로 통과됐다고 보도했다.
애틀랜타는 청교도 정신이 강조되는 남부 `바이블벨트'의 중심지답게 1800년대 말부터 기독교의 주일인 일요일에는 술을 팔지 못하도록 법으로 금지해왔다. 일요일에 술을 팔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것은 소매업종의 일요일 영업을 금지하는 청교도 관습법(Blue Law)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미국 내에서 최악의 불황에 빠지는 등 먹고 살기가 어려워지자 음주에 대한 인식이 급변했다. 세수부족에 허덕이는 조지아 주정부부터 지난해 관련 규제를 철폐, 카운티와 시가 주민투표를 통해 일요일 술판매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남부의 정계와 경제계에 절대적 영향을 발휘하는 남침례교단 등 개신교계가 반발했지만 경기침체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 투표 결과는 상당수 주류업종에 종사하는 한인사회 등 지역 경제계에 희소식이 되고 있다. 조지아식품업협회 측은 "맥주와 와인을 포함한 모든 먹거리를 1주일 내내 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포리스트 파크 시(市) 등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일요일 술판매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
포리스트 파크의 코린 데이튼 시장은 자신들이 구시대적이라는 부정적 시선을 겨냥, "일요일은 주님의 날"이라며 "1주일에 하루도 술 없이 살 수 없다면 문제는 그런 사람들에게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