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국에서 체포돼 한국 송환을 결정하는 재판을 받고 있는 `이태원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아더 패터슨 측은 그가 한국에서 도망친 것이 아니라 합법적으로 출국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미국 연방 법원 캘리포니아 중앙지방법원의 지난 6월 한국으로의 송환 여부 관련 재판 기록에 따르면 패터슨의 변호사는 "합법적이고 공개적으로 한국을 떠났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는 패터슨이 미국에서 가명을 쓰거나 신분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면서 한국 검찰의 주장대로 처벌을 피하려고 미국으로 도피한 것이라면 그렇게 당당하게 살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처벌을 면하기 위한 고의적 도피가 아니라면 한국 검찰이 내린 공소시효 정지 판단도 나중에 법리적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국에서 흉기소지죄 등으로 복역하다 1998년 8월 특별사면을 받아 풀려난 패터슨은 곧바로 미국으로 출국했지만 당시엔 출국 금지 대상이 아니었다.
변호인은 또 패터슨이 범죄를 저지른 적이 있다지만 10년 전 일이고 개과천선해서 착실한 직장인으로 거듭났으며 결혼을 앞두고 있다면서 한국 송환은 안 된다고 호소했다.
재판 기록에 따르면 미국 연방 검찰은 이에 대해 "패터슨이 살인자라는 증거가 충분하다"고 맞섰다. 미국 검찰은 패터슨의 옷에 묻은 피가 피살된 조중필 씨 혈액이라는 DNA 분석 결과, 패터슨의 칼에도 조 씨의 피가 묻어 있는 점, 사건 직후 칼을 하수구에 버린 사실, 패터슨이 친구들에게 사람을 찔러 죽였다고 말한 사실 등을 판사에게 제시했다.
검찰의 구속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6월9일 구속 결정을 내린 판사는 구속명령서에서 예전에 폭행죄에 연루됐고 한국에서 살인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