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일부 지역에 고온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산불이 발생해 대피 명령이 내려지는 등 산불 공포에 휩싸였다. 23일 로스앤젤레스 지역 TV 방송은 일제히 로스앤젤레스 동쪽 리버사이드 카운티와 샌 버나디노 카운티에서 일어난 산불 소식을 전했다.


22일 낮 3곳에서 발생한 산불은 광대한 목초지와 산악 지역을 휩쓸며 빠르게 확산, 소방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샌 버나디노 카운티에서는 벌써 1.4㎢가 잿더미로 변했고 일부 건물도 소실됐다. 리버사이드 카운티에서도 불에 탄 면적이 0.4㎢에 이른다.


화재가 빠른 속도로 번지자 소방 당국은 리버사이드 카운티에서 50가구에 대피 명령을 내렸다. 일부 지역에서는 연기에 질식한 노약자들이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화재로 한때 15번 고속도로가 통제됐다. 15번 고속도로는 라스베이거스로 이어져 교통량이 많은 곳이다. 보트 타기와 캠핑으로 유명한 실버우드레이크 주립공원에서도 캠핑 족들은 모두 대피해야 했다.


소방 당국은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주립대 캠퍼스를 지키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소방관 600명이 투입됐지만 불길은 좀체 잡히지 않고 있다. 불이 난 곳은 험준한 산악 지형인데다 바위투성이어서 소방관들의 진입이 쉽지 않다.


3대의 소방 헬리콥터와 물탱크차가 연방 물을 뿌리며 지상에서 악전고투하는 소방관들을 돕고 있다.


이번 산불의 원인은 자연 발화가 꼽힌다.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바싹 마른 풀과 관목이 바람에 쓸리면서 마찰을 일으켜 불꽃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역은 최근 낮기온이 100℉(37℃)가 넘고 습도는 고작 16%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