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에 대한 관념이 달라지고 있다. 잠시라도 틈만 생기면 스마트폰을 사용해 정보를 검색하는 현대인들은 과거에 공중전화를 사용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던 사람들과 기다림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과거에는 말 그대로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기다리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무엇을 하면서 기다리는 것이다.
월스트릿저널은 이런 고객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 기다림의 문화를 바꾸고 있는 사업체들을 소개했다. 텍사스 플라노에 있는 한 자동차 딜러는 오일 체인지를 하는 고객들이 기다리면서 애완견 목욕을 시킬 수 있도록 휴게실을 꾸몄다. 이 딜러 외에도 많은 사업체들이 잡지와 벽시계만 있던 휴게실에 컴퓨터와 와이파이, 오락게임을 들여 놓고 있다.
매사추세츠공대 시스템공학과 교수 리차드 라슨에 따르면, 24시간 접속 가능한 스마트폰에 익숙한 요즘 고객들은 항상 생산적인 무엇인가를 하길 원한다. 따라서 기다리는 것에 대한 참을성도 감소했다.
사브 딜러의 클린트 구에리 매니저는 최근 대기실을 4배 확장하며 조용한 비즈니스룸, 어린이 놀이터, 오락 공간 등을 추가시켰다. 그는 토요일에 온 가족이 이곳에서 즐길 수 있다고 호언했다.
LA의 갈핀자동차는 휴게실에 스타벅스 매장을 들여 놨다. 차를 사기 위해 오랜 시간 머물러야 하는 고객들은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느긋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업주는 자동차 구매와 가격에 대한 부담감이 스타벅스로 인해 많이 감소될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이런 경향은 DMV에도 불어 닥쳤다. 미국인들이 가장 오랜 시간을 가만히 앉아서 기다려야만 하는 곳으로 꼽히는 곳이 DMV다. 캔사스 존슨 카운티는 고객들이 번호표를 뽑으면 그 차례가 되기 전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준다. 2시간 이상 DMV 안에서 기다리는 대신, 이제 고객들은 그 시간동안 장을 보거나 다른 사무를 보다가 시간에 맞춰서 오면 된다. 존슨 카운티 측은 “3년 전 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젠 사람들이 바닥에 장사진을 치거나 불만을 늘어놓지 않게 됐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