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연합뉴스) 미국 남부에 식을 줄 모르는 열풍이 계속되면서 온 대지가 타들어가고 있다. 7월 말을 고비로 전례 없는 불볕 더위가 한풀 꺾인 수도 워싱턴 D.C 등 북부 지역과 달리 남부는 거의 전역에 걸쳐 체감온도가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찜통 더위가 석달째 이어지는 등 폭염이 가시지 않고 있다.


텍사스주 내륙의 달라스는 지난 8일까지 낮 최고 기온이 사람 체온보다 높은 화씨 100도(섭씨 37.8도)가 38일째 연속으로 이어졌다. 9일 최고 섭씨 43도를 기록한 달라스의 이상 기온은 다음주까지 이어져 1980년에 세워진 기존의 42일 연속 기록이 깨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월 기준으로 텍사스의 지난 6월과 7월 기온은 1895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라는 게 기상 관계자들의 말이다. 텍사스를 비롯해 열풍이 덮친 중남부 지역은 비까지 내리지 않아 가뭄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미국가뭄관측소 측은 텍사스주의 75% 이상이 전례 없는 가뭄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애틀랜타를 중심 도시로 한 동남부 지역도 폭염대가 물러서지 않고 있다. 사흘에 하루 꼴로 간간이 비가 내려 한낮 체감기온은 36도 안팎으로 낮아졌지만 건조한 텍사스와 달리 습도가 100%에 육박해 사우나탕을 방불케 하고 있다.


매년 8월 초부터 동남부 지역으로 올라오는 허리케인도 올 들어 발생하지 않는 것도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된다. 너무나 덥고 습하다 보니 일부 지역 언론들은 "허리케인이 언제 올까"라는 기사를 내보내는 웃지못할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한인 밀집 도시인 애틀랜타는 8일 밤 7시 체감온도가 섭씨 30도를 넘었다.


미국 기상청 측은 8월 하순이 돼야 허리케인 등의 영향으로 폭염과 열대야가 가실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