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냐 지라니합창단원들의 합창
- ▲케냐 지라니합창단원과 스탭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아이들의 합창, 고운 목소리를 들으면 그들이 쓰레기가 가득한 땅에서 자랐다는 것을 믿을 수 있을까. 지구상 마지막 남은 미개척 땅덩이,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륙 그 동쪽 한쪽에 자리한 케냐. 세계 10대 불평등 국가 중 하나이기도 한 그곳에서도 유난히 악취가 심하기로 소문난 고르고쵸 마을. 이 마을은 쓰레기가 매일 산처럼 쌓여있다. 마을 사람들은 그 더미 가운데서 먹을 것을 찾는 사람들이다. 쓰레기보다 뒤덮힌 절망과 방황이 더 큰 그 마을에서 천사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아이들이 생겨났다. 그들이 지라니합창단이다.
지라니는 '좋은 이웃'이라는 뜻의 스와힐리어다. 지라니합창단을 창단한 임태종 목사는 한국에서 NGO 소속으로 활동한 바 있다. 우연인 것 같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만난 지라니의 어린이들. 이들에게 한 끼의 배고픔을 달래주는 빵보다 더 큰 것, 정서를 회복하고 자존감을 심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절망 가운데서 희망을 보게하고 싶었다. 이 마음이 세계의 최대 빈민촌 고로고초에서 지라니 합창단이 태어나게 된 계기다.
태어나서 쓰레기만 주워봤을 뿐, 노래라고는 불러보지 않은 아이들을 데리고 2006년 합창단을 시작했다. 줄을 선다는 개념조차 없던 아이들에게 합창을 위해 질서 교육부터 시작했고, 음계부터 하나하나 가르쳤다. 아이들이 하루가 다르게 달라졌다. 2007년 7월 1일 무대를 시작으로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이후 케냐 곳곳은 물론, 미국, 한국 등지에서 150회 이상 공연을 하며 20만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합창을 선사했다.
지라니합창단의 아이들은 노래만 부를 수 있게 된 것이 아니다. 그들이 경험한 발전은 그 이상이다. '희망'을 갖게 된 것이다. 공연을 통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면서 자신이 희망을 주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됐고, 주는 기쁨을 맛보게 됐다. 소극적인 아이들은 적극적으로 성격도 변했다. 아이들에게 큰 꿈을 심어주고, 그것을 통해 변화시키고 싶었던 임 목사의 소망이 현실이 됐다.
임태종 목사는 지라니예술학교를 만들어 아이들을 교육시켜 차세대 지도자로 키우고자 한다. 12년간 지라니예술학교 안에서 인성, 가치관, 전문 지식 등을 교육시키는 것이다. 지라니합창단 1기 아이들이 경제적인 후원을 받으며 이미 교육을 받고 있다. 교육은 한국과 미주 지역 후원자들의 꾸준한 후원으로 이뤄지고 있다.
"경제적인 소외 뿐 아니라 이로 인해 문화적으로 소외받은 아이들이 지라니 합창단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을 세계 곳곳에 주고, 나아가 아이들이 자랐을 때 각 분야에서 지도자가 되어 받은 사랑을 되돌려줄 수 있는 이들이 되게 하는 것, 지라니 안에서 자라나서 리더가 되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2009년에는 케냐 키쿠유 지역에 4에이커의 땅을 기증받았다. 지라니예술학교가 세워질 곳이다. 건축 비용은 3백만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공연장까지 갖춘, 총체적인 예술 교육을 할 수 있는 학교로 만들어 2012년 개교하는 것이 목표다.
지라니합창단이 알려지면서 케냐에서는 2기 합창단원을 선발하는 오디션에 1천명이 지원했다. 8월 3일부터 30일까지 뉴욕, 뉴저지, 커네티컷, 보스턴 등 제2회 미주 동부 순회공연에 참가하는 합창단원 24명은 그 가운데서 뽑힌 지라니합창단 2기생들이다.
'멈출 수 없는 희망의 노래(The Unstoppable Song of Hope)'를 주제로 한 달여간 갖는 순회공연은 할렘 지라니합창단과 함께한다. 2008년 제1회 미주 동부 순회공연 시 지라니합창단을 만난 헬렌 차 표 음악감독은 2011년 3월 맨해튼 할렘 지역 어린이들로 구성된 할렘지라니합창단을 창단했다. 할렘 아이들도 케냐 어린이들처럼 스스로 미래를 성취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말이다.
공연은 클래식 음악부터 케냐 전통 음악, 미국 흑인영가, 포크송, 마이클 잭슨의 'Heal the World'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로 진행된다. 한인 교회 무대는 케냐지라니합창단이 단독 공연을 하고 주류 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무대는 케냐지라니합창단과 할렘지라니합창단이 함께한다.
공연은 ▴8월 6일 오후 7시 뉴저지 베다니연합감리교회 ▴8월 7일 오후 6시 뉴저지 필그림교회 ▴8월 11일 오후 7시 하버드한인선교교회 ▴8월 14일 오후 3시 뉴저지장로교회 ▴8월 19일 오후 7시 드류대학교 ▴8월 20일 오후 5시 뉴욕 세이럼연합감리교회 ▴8월 21일 오전 10시 30분 뉴욕 리버사이드교회 ▴8월 21일 오후 5시 예일대학교 ▴8월 22일 오후 2시 뉴욕 인터처치센터 ▴8월 23일 오후 7시 포트리커뮤니티센터(야외무대) ▴8월 24일 오후 8시 뉴욕 갈보리연합감리교회 ▴8월 26일 오후 8시 뉴욕 프라미스교회 프라미스극장 ▴8월 27일 오후 4시 노필드교회에서 펼쳐진다.
이번 공연의 수익금은 전액 지라니예술학교 건립을 위해 쓰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