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현장에 세워지고 있는 추모기념관에 십자가를 비롯한 기독교 상징물에 대해 무신론자 단체들이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피소인 중 한명인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 반론을 제기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주례연설에서 "그들이 마음대로 고소할 권리는 있을지 모른다"고 운을 뗀 후, 왜 종교적 상징물이 그곳에 들어가야 하는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사견임을 전제로 "우리는 사람들에게 무슨 종교를 믿으라고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믿지 말라고 말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월드트레이드센터의 십자가 외에 다른 종교물도 그 박물관에 비치될 것이라 강조했다. 그곳에는 테러로 무너진 건물 잔해 중 다윗별도 포함될 것이며 유대인들이 기도할 때 입는 숄도 포함된다.
블룸버그 시장은 "이런 종교적 상징물은 사람들에게 힘을 준다. 그리고 박물관은 설령 그것이 옳지 않을지라도 역사이면 그것을 보여 주며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선택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신자 시민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을 사명으로 밝히고 있는 단체 미국의무신론자들(American Atheists)은 추모관에 기독교를 포함한 다른 종교적 조형물들과 무신론자들을 상징하는 조형물까지 모두 세울 것이 아니라면 십자가만 세워서는 절대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평등이란 전부 다를 위해서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 위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이 단체 대표 데이브 실버맨은 말했다.
추모기념관은 2001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로 인해 세계무역센터(쌍둥이 빌딩)가 무너져내린 자리에 건립되고 있으며, 이들이 문제 삼은 십자가는 테러 직후 바로 이 장소에서 발견됐다. 십자가는 이후 원래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가톨릭 성당인 성베드로 성당(St. Peter's Church) 인근에 세워졌지만, 개관을 앞두고 있는 추모기념관 내로 최근 옮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