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사업가 한창우(80세)씨는 16살이던 1947년 밀항선을 타고 일본으로 건너갑니다. 당시 가진 것이라고는 쌀 두되와 영어사전 한권이 전부였습니다. 일본에 도착한 그는 영양실조에 허덕이며 주경야독으로 힘겹게 호세이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하지만 재일 한국인인 그에게 일본사회는 취업의 문을 열어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1953년 그는 교토의 작은 마을에서 조그만 가게를 하는 매형에게 가서 사업을 배우게 됩니다. 그가 지금 운영하고 있는 (주)마루한은 연 매출 30조 원에 육박하는 거대한 회사입니다. 그는 인재양성과 서비스 혁신등 경영혁신으로 일본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회사를 일본 재계 20위권에 속한 거대한 규모로 성장 시켰습니다. 그러나 그가 단숨에 그 자리까지 오른 것은 아닙니다. 사업 초기에는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본의 금융사들이 대출을 해주지 않았고 엄청난 액수의 자금을 쏟아 사회봉사를 해도 상공회의소 입회마저 거절당하는 등의 차별을 받았으나 타국이라는 것 때문에 그래도 견딜만 했으나 일본이 아닌 자신의 조국인 한국에서 조차 오해를 받고 차별 당한 일들은 그의 가슴에 큰 상처로 남았습니다.

그의 인생은 그야말로 열등감 극복의 과정 그 자체였습니다. 그는 종전 직후 전쟁의 패배로 사회 전체가 열등감에 사로잡혀있던 일본에서 그것도 돈 한 푼 없이 밀입국한 한국인으로서 일본인들의 적대감과 이중삼중의 열등감을 극복해야 하는 악조건 속에 자신의 생존을 걸고 필사적으로 도전해야만 했습니다. 그는 “그런 차별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 긍정적으로 미래를 설계한 것이 오늘날의 마루한을 만든 비결인 것 같다”고 고백합니다. 그의 인생에 순탄함이란 없었습니다. 한때 사업이 좀 성공한다 싶었을 때 사업 다각화를 위해 추진했던 볼링사업이 부채 60억 엔을 떠안고 실패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를 어렵사리 극복하고 민족계 은행을 설립하려고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이 또한 좌절됐습니다. 그러나 그의 인생중 가장 힘들었을 때는 1978년 당시 16살이던 장남이 미국에서 사고로 사망했을 때였습니다. 인간으로서 참고 견디기 어려운 불행이었지만 이에 대해서도 그는 “늘 겸손하면서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는 긍정적 사고관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 고 말합니다. 한창우 씨의 인생 이야기를 듣다보면 한 사람의 인생살이가 어찌 이렇게까지 어려움이 계속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삼류로서의 거의 모든 조건을 다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삼류의 위치에서 겪어야 했던 모든 차별과 멸시와 고통과 외로움을 전부 극복해냈습니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나의 가장 큰 관심사는 실패하는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실패를 즐기는 것이다.”라고 말했고, 자동차 왕 헨리 포드는 “실패는 다시 한번 더 현명하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이다.”라고 믿었습니다. 백화점의 제국을 만든 R.H.메이시는 자신의 첫 번째 백화점을 성공시키기 까지 무려 7번의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서야 했습니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존 크리시는 첫 작품을 출간하기 위해 무려 753번이나 출판사로부터 거절당했습니다. 실패와 패배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통해 배우고 다시 일어나는 것입니다.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인생의 패배입니다. 넘어지지 않고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반드시 일어서겠다는 의지와 믿음을 가진 사람이 승리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들은 열등감을 오히려 자신의 에너지로 삼습니다. 또한 열등한 입장에서의 출발을 더욱 빛나는 승리의 조건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화초를 키우다 보면 같은 모종을 심어도 화분의 크기에 따라 화초가 각각 다른 크기로 자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했는데도 불구하고 화분의 크기가 식물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줄기와 잎사귀가 자라는 만큼 뿌리도 땅속으로 퍼져 나가는데 화분의 크기가 뿌리의 확장을 한계 지으면 땅위에 나온 부분도 일정 크기에서 성장을 멈추는 것입니다. 동물 중에도 그런 것이 있습니다. 상어는 주변 환경에 맞추어 크기가 결정됩니다. 같은 종류의 상어를 하나는 수족관에서 기르고 하나는 바다에 풀어 놓았습니다. 수족관이 영양 공급이나 안전에서 훨씬 우월한 환경이었음에도 수족관 상어는 불과 15센티미터 정도밖에 자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바다에 풀어 놓은 상어는 무려 1.8미터까지 자랐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어렵고 위험한 환경이 불리한 조건이 아니라 오히려 성장에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불리한 조건이 결코 불리한 조건이 아닙니다. 조건이 불리하다고 낙심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반대로 유리한 조건에 있는 사람이 반드시 성공하느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오히려 성공확률이 낮습니다. 안심했기 때문입니다. 안심으로 인해 도전의식이 약화된 것입니다.

인생의 승부는 환경조건이나 경쟁상대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객관적인 문제가 아니라 주관적인 문제라는 것입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환경이나 상대 때문에 안된다는 사람이 있고 오히려 할 수 있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주어진 조건에게 에너지와 용기를 뺏기는 사람이 있고 주어진 조건을 에너지로 삼는 사람이 있습니다. 같은 가나안 땅을 보고 와서 한 사람은 그들은 우리의 밥이라고 말했고 한 사람은 그들과 비교하여 우리는 메뚜기와 같다고 말했습니다. 대학 졸업식장에서 고생으로 찌들어 남루한 모습의 어머니를 자기집 가정부라고 여자 친구에게 둘러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 졸업장과 사각모는 내 것이 아니라 우리 어머니 것이라고 허리 꼬부라진 어머니에게 졸업 까운을 입히고 사각모를 씌워 드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불행한 환경을 얼마든지 축복된 환경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성공의 밑거름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면 어려운 상황이 아니라 처한 환경을 원망하고 부끄럽게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입니다. 나쁜 조건 때문에 열등감을 가질 것이 아니라 용기를 가져야 하고 성공의 조건으로 삼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