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장로교(PCUSA)가 이달 초 열린 제 219차 총회에서 동성애자의 성직 안수를 허용하는 개헌안을 또 한차례 통과시키면서 미국교회에 또 다시 동성애 성직자에 대한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미국장로교회는 1997년 이래 총회에서 4번이나 동성애자의 성직 안수를 허용했지만 개헌안이 발효되기 위해 필요한 산하 노회의 과반수 이상 찬성을 늘 얻지 못해 부결됐다. 이 사실은 목회 현장에 있는 목회자와 평신도는 총회의 결정과 관계없이 동성애자 성직 안수를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주제가 매번 총회에 상정되고 통과되는 기현상 속에서 언제까지 노회들이 그것을 부결시켜 주리라는 확신을 약속하는 상태도 아니다.

미국장로교의 이번 총회 결정으로 촉발된 동성애 논쟁, 타 교단들은 어떨까? 결론적으로 미국 교단들 대부분은 동성애자를 교회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데에 입장을 같이 하고 있지만, 동성애자에 대한 성직 허용 문제에 있어서는 교단별로 다양한 견해차가 존재하고 있다.

미국 주류 개신교단들 가운데 남침례회(SBC), 미국장로교(PCUSA), 미국장로회(PCA), 연합감리교회(UMC), 복음주의루터교회(ELCA), 하나님의성회(AG), 성공회(EC), 연합그리스도교회(UCC) 등 8개 교단의 동성애 관련 공식 입장들을 살펴본 결과, 먼저 동성애자들을 교회의 일원으로 인정할 것인가에는 교단들 거의 대부분이 찬성하고 있어, 보수 교단과 진보 교단 간의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하나님의성회의 경우 동성애자로서 교회의 일원이 됐으나, 교회의 가르침과 권고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적 생활 방식과 습관을 버리지 않을시 담임목사가 멤버십을 박탈할 수 있는 권한을 비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연합감리교회의 경우 담임목사가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적 소수자를 교회에 받아들이기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허용한다는 총회법사위원회의 판결이 2005년 내려진 바 있다.

한편, 동성애자에게 성직을 임명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에는 교단의 성향에 따라 뚜렷한 입장차가 나타난다. 가장 보수적인 성향의 교단들에 속하는 남침례회, PCA는 동성애자를 성직자로 임명하는 것을 강력하게 금지하고 있으며, 연합감리교회, 하나님의성회 역시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반면 동성애자 성직자 임명을 허용하고 있는 교단으로는 성공회와 연합그리스도교회가 대표적으로, 성공회의 경우 2003년 게이인 진 로빈슨을 뉴 햄프셔 교구 주교로 임명한 데 이어 최근에는 레즈비언인 메리 글래스풀을 LA 교구 부주교로 임명했다. 연합그리스도교회는 1985년 결의안을 통해서 동성애자가 교회 지도자로서 역할할 수 있음을 명시했다. 이들 두 교단은 교회에서 성직자에 의해 이뤄지는 동성결혼 축복 역시 허용하고 있다.

ELCA의 경우는 비교적 최근인 작년 8월 열린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559 대 451로 동성애자를 성직자로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PCUSA는 1997년 이래로 동성애자에게 성직자 안수가 가능하도록 하는 헌법 개정 움직임이 있어 오다, 지난 10일 폐회한 총회에서 성직자 요건 가운데 배우자에 대한 ‘정절’과 독신으로서의 ‘순결’을 명시해 놓은 ‘정절과 순결 조항(G-6.0106)’을 헌법에서 삭제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373:323). 정절과 순결 조항을 삭제하려는 시도는 앞서서도 세 번 더 있었으나, 모두 보수 노회들의 반대로 무산돼 왔다.

PCUSA가 이번에 개헌안에 대한 최종 합의에 이르게 되면 성공회, 연합그리스도교회, ELCA와 함께 미국 내 동성애자에 대한 성직자 임명을 허용하는 교단의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