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연습을 하지 않으면 나 자신이 압니다.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동료들이 압니다. 사흘 동안 연습하지 않으면 청중 모두가 압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의 말입니다. 꾸준히 무언가를 갈고 닦으며, 어딘가를 향해 그 목표치를 완수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 말에 공감할 것입니다. 어느 수준에 한 번 도달했다고 해서, 늘 그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은 망상입니다. ‘현상유지’ 이 생각을 품는 순간, 내리막길이 시작됩니다.

반대의 이야기도 성립합니다. 제아무리 평범한 능력을 타고난 범부라 하더라도, 한 분야를 철저하게 파고들어 남들보다 더 열심히 그리고 부지런히 공략한다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습니다. 되지도 않을 허황된 일에 매달리라는 뜻이 아닙니다. 먼 허공 위에 번듯하게 지어진 남의 집을 부러워하지 말고, 내가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기둥 세우기’에 몰두한다면 성공의 길에 더 가까이 다가 갈 수 있다는 것은 그 사람이 맡은 직업이나 업무를 뛰어넘어, 인생 예술이라는 화려한 무대에서 공연할 자격이 주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일개 하청업체에서 시작해 세계 굴지의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한 ‘일본전산’에는 그런 달인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처음부터 달인은 아니었습니다. 학교에서는 공부 못한다고 손가락질 받고, 번듯한 기업들은 뽑아 주지도 않던 별 볼일 없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의 ‘될성부를 싹’을 알아본 것은 일본전산이 유일했습니다. 한큐철도의 고바야시 이치조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신발을 정리하는 일을 맡았다면, 신발 정리를 세계에서 제일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라. 그렇게 된다면 누구도 당신을 신발 정리만 하는 심부름꾼으로 놔두지 않을 것이다.” 작고 하찮은 일과 크고 위대한 성취는 동전의 양면처럼 연결되어 있습니다. 궂은일이라도 그것에 통달하면 그때부터는 궂은일만 하는 머슴의 세계가 아니라, 창공을 붕붕 날아다니는 도사의 세계가 열립니다.

일본전산이 고육지책으로 실시했던 입사시험은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는 참으로 우스꽝스러운 시험이었습니다. 비즈니스 정글에서 최고가 되기 위한 자질을 ‘열정’, ‘자신감’, ‘스피드’로 꼽는 나가모리 사장은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몇 가지 안 되는 방법으로 학력도, 이력도, 비교기준이 안 되는 범부들 중에서 뽑은 직원들이 결국 일본 전산을 최고의 회사로 만든 인재로 성장했습니다. 공채 첫해의 공모실패에서 큰 교훈을 얻은 일본전산은 1976년 신입사원 모집에서는 이력서는 보지도 않았고, 면접도 글자를 읽고 쓰고, 말을 알아듣고 자기 의견을 표현할 줄 아는 정도면 면접은 무조건 통과 시켰습니다. 그리고 나서 본 시험 과목은 ‘큰소리로 말하기’ 시험이었습니다.

나가모리 사장이 자신의 첫 직장동기들을 떠올려 봤더니, 대체적으로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일도 잘한다.’는 결론이 도출된 것입니다. 목소리가 크다는 것을 대부분의 경우 ‘자기 실력에 자신이 있고,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는 반증입니다. 하다못해 상사에게 보고를 할 때도, 일처리를 제대로 한 사람은 목소리가 자신만만하고 큼직하게 마련입니다. ‘큰소리로 말하기’ 시험이라 하여 목소리의 데시 벨(db)을 재는 그런 시험은 아니었습니다. 먼저 한 문장을 준비해 두고 지원자들에게 순서대로 읽게 합니다. 물론 ‘큰소리로 읽어야 한다.’는 요구사항은 알려주지 않습니다. “이번에 일본전산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게 된 아무게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런 문장을 일어서서 읽게 합니다. 우선 면접장의 면접관을 향해 읽게 하고, 책상 앞에 놓인 수하기를 들고 회사 내 다른 부서로 전화를 걸어 말하게 합니다. 전화를 걸어 자기소개를 하고 상대방이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도록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려면, 명료하면서도 예의 바른 태도가 기본입니다. 아주 간단한 것이지만, 특히 전화하는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의 많은 점을 알 수 있습니다.

“큰 소리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감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실수했을 때 반성도 빠르다. 그것은 곧 진보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표출된다.” 이것이 나가모리 사장의 지론입니다. 하나님께서 가나안 정복을 명령하시면서 여호수아에게 수차례에 걸쳐 “강하고 담대하라.”고 당부하신 이유는 자신감의 중요성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믿음의 여부는 자신감의 여부로 나타납니다. 무슨 일을 만나든지, 누구를 만나든지 자신 있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탁월한 실력이 있다 해도 자신감이 없으면 실력이 전혀 없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실력이 부족해도 결국 일을 해내는 사람은 자신감 있는 사람입니다. 자신감 있는 사람이 믿음 있는 사람이요, 하나님을 신뢰하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