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기독교정당이 결국 창당의 수순을 밟고 있다.
정치권복음화운동본부는 6일 오후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정치권복음화운동 발기인대회'를 개최해 기독교정당 창당의 가속화를 예고했다.

이날 한기총 전 대표회장을 역임했던 김기수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등 한국교회 주요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기독교 사상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정당을 창단하고 신앙과 양심을 강령으로 삼아, 깨끗하고 건강한 정치를 바라는 국민적 여망에 겸허히 부응할 선지적 사명자를 발굴, 양육하고 지원하며 하나님이 한국교회를 축복하여 왕성케 하신 것은 바로 이 때를 위함임을 확신하며 기도와 표를 결집한다'는 내용을 결의문에 포함시켰다.

기독교정당의 출범을 추진하는 인사들은 오늘날 한국사회 위기의 근원은 정치의 부정부패이며, 이는 공의롭고 깨끗한 정치를 실천할 수 있는 기독교인들의 기회라고 말한다. 여기에는 기독교인들이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해야 한다는 의식도 전제되어 있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의 사회참여의 형태가 '정당 창당'이나 '특정정당 지지'라는 모양으로 표출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가 많다. 정당 창당을 주장하는 이들이 밝히 이야기 하듯이 한국의 정치계는 부정하고 부패했다. 즉 기독교적 이상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발기인 대회의 축사 가운데는 "목회자가 권력지향적인 모습으로 나가서는 안된다. 설혹 순교를 한다 하더라도 비리를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라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정당이 권력지향적인 성향을 갖지 않는다면 정치계에서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 정당을 창당하면서 권력지향적인 성향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주장이다. 이는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인사들이 모여서 추진하는 정당창당이 얼마나 무모한 일인가를 단적으로 반증하는 대목이다.

또한 '한국사회 위기의 근원은 정치의 부정부패'라는 명제도 기독교인들이 쉽게 수긍하기 힘든 것이다. 정치의 부정과 부패는 드러난 현상일 뿐 위기의 근본이라고 볼 수 없다. 교회는 그와 같은 부정부패 현상 이면의 원인을 보고 그것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