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섬김의 실천은 뭔가 거창하고 대단할 것 같지만 늘 가까이 있다. 걷기 행사로 조금씩 기금을 모아 지역사회를 위해 수고하는 경찰서, 소방서 관계자를 초청해 만찬을 나누는 일, 교회에 출석하는 의료계 종사자의 자원봉사로 저렴한 값에 건강검진행사를 여는 일 등은 모두 작지만 지역사회와 한인사회를 향한 값지고 알찬 사랑의 실천이다. 글렌브룩교회가 이번에는 면봉 하나로 생명 살리기 운동에 나선다. 바로 골수기증운동이다.

보통 골수 기증이라고 하면 골수를 뽑는 수술이 머리에 떠오르기에 누구나 꺼리기 쉽다. 그러나 기증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증자와 환자의 골수가 일치되어야 하기에 DNA 검사부터 해야 한다. 이 DNA를 채취하는 방법은 면봉으로 기증자의 입 안을 긁어내는 간단한 과정 뿐이다. 실제로 기증을 하게 되더라도 골수를 뼈에서 추출하거나, 혈액에서 추출하는 간단한 수술만으로 부작용 없이 할 수 있으므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다.

한인의 경우는 약 2만명 중 1명이 일치하기 때문에 기증자로 등록하더라도 실제로 기증하게 될지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그 1명을 찾기 위해서, 또 그 기증자 1명이 환자 1명에게는 유일한 희망이므로 최대한 많은 기증자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한인사회의 인식 부족 및 참여 부족으로 인해 과거 시카고한인체육회에서 주도한 골수기증운동에서는 2년간 5백명의 기증을 받는 등 미약한 수치에 머물고 말았다.

글렌브룩교회는 글렌브룩 교우 가운데 백혈병으로 고통당하는 성도를 돕기 위해 골수기증자를 찾기에 백방으로 노력하다 이 운동에 아예 나서게 됐고 이 운동을 전 교회와 교계 차원으로 확대시키려 한다. 앞으로 시카고 교회들이 등록하게 될 수많은 골수기증자 가운데 다른 교회의 누군가가, 불신자 중에 누군가가 기증을 받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한인교회들의 작지만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 누군가에겐 가장 중요한 생명이 된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백영민 담임목사는 “우리 교회 성도가 아프다 보니 이 운동을 하게 됐고 이것이 중요하단 것도 알게 됐으며, 또 이런 일을 위해 헌신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시카고한인회, 그동안 골수기증운동을 벌여온 시카고한인체육회도 우리와 이 운동을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글렌브룩교회는 이 운동에 연합하는 단체가 늘어남에 따라 사랑나누기 골수운동캠페인 시카고준비위원회(위원장 이강욱 교우)를 범사회적으로 발족시켰다. 시카고교협과 교역자회도 교회 차원에서 적극 협력을 약속했다.

백 목사는 “골수기증은 한명이 새 생명을 얻게 되는 일이다. 교회가 예수님의 사랑을 몸으로 표현한다는 의미로 이번 운동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