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마침내 준공식을 마친 평양과기대의 학사운영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기대의 한 관계자는 자유아시아방송과 익명을 전제로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학사운영에 난제들이 한두가지가 아니기에 순조로울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북측의 돌발적인 요구는 (과기대를 설립한)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 측을 당혹스럽게 한다”며 당초 교수 선임 문제에 남측 김진경 총장이 전권을 갖기로 했던 것을, 북측이 교수 중 50%는 북측이 추천하는 교수로 임명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측은 또 개교 초기엔 우선적으로 박사 과정만 강좌를 개설하기로 했으나 석사 과정 강좌도 동시에 개설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또 학교 운영의 전제로 ‘정치색 완전 배제’에 합의했지만 이미 교내에 ‘김일성 영생탑’이 세워졌고, ‘김일성-김정일 사상 연구센터’가 설립됐다고 전하며 “순수과학도를 양성하기 위한 평양과학기술대를 김일성대학과 닮아가도록 북측이 요구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교수 선임 문제나 강좌 개설 등에 대해서 “재단도 북측의 일방적인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지는 않을 방침이어서 북측과의 마찰이 예상된다”며 “북측의 교수를 불가피하게 선임한다고 해도 교수 자질 문제를 철저히 검증할 계획이고 임금도 재단측에서 지급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도 큰 마찰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준공식을 마치고 개강을 앞두고 있는 과기대는 북측에서 11월 1일 개강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교수 선임이 그 때까지 해결되기 쉽지 않아 내년 4월 1일 개강을 계획 중이다. 또 첨단 교육기자재 반입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이미 대부분의 교육기자재가 학교에 반입됐으며 나머지 기자재 반입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