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故 정진경 목사의 빈소에는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4일 정오를 전후로 림인식 목사(노랑진교회 원로),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김선도 감독(광림교회 원로),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 이철신 목사(영락교회), 강신원 목사(장신대 이사장), 김동권 목사(진주교회 원로), 엄신형 목사 및 한기총 임원들, 최희범 전 한기총 총무, 감경철 CTS 사장,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교회 이재철 목사 등이 조문했다.

교단과 교파를 넘어 이들은 하나같이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해 순수한 모습으로 평생을 봉사해왔던 고인을 회고하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과 한국의 복음주의를 선도해왔던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김명혁 목사는 국민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교회에 훌륭한 분들은 많지만 목사님과 같이 항상 가까이 친밀하게 사귈 수 있는 분들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목사님은 못난 우리들에게 한경직 목사님처럼 온유와 겸손, 포용과 격려, 칭찬의 삶이 무엇인지를 친히 보여주셨다”고 회고했다.

김명혁 목사는 “풀어야 할 과제가 너무 많은 한국교회를 너무 일찍 떠나셔서 속상하고 안타깝다”면서도 “그러나 목사님께서 오랫동안 앓지 않으시고 평안하게 하늘 집으로, 아버지 집으로 올라가신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교회 대표적 원로 중 한 명인 림인식 목사는 “얼마 전 같이 식사도 했었는데 갑자기 소식을 듣고 너무 놀랐다”며 “성결교 목회자셨지만 타 교파에서 설교를 더 많이 하셨던 분으로, 한 교파의 지도자가 아닌 한국교회의 지도자셨는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림 목사는 “한국교회100주년 때는 한경직 목사님과 사업에 같이 힘쓰셨고 한 목사님께서 신임하시는 몇 안 되는 지도자 중 한 분이셨다”고 회고하며 “정치인이 아닌 목회자적인 성품으로 한국교회를 화목하게 하려 애쓰셨다. 분열된 한국교회에 그분의 리더십을 따르는 이들이 많이 나오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김선도 감독은 “한국교회의 큰 별이 떨어졌다”고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김 감독은 “겸손하셨고 섬기는 목회자로서의 표본이셨다. 특히 성결교회의 보수적 신앙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 연합정신으로 화합에 앞장서서 모범을 보이셨다”고 회고했다.

김 감독은 “인격적으로 도덕적으로 거룩한 종의 모습을 보여주셨다. 한국교회의 모든 교역자들이 큰 사표로 삼아 그분을 이어갈 지도자들이 많이 배출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고인이 담임했던 신촌성결교회 후임이자 현 담임으로, 고인을 가장 가까이에서 섬겼던 이정익 목사는 “스승이자 멘토였고 선배이자 아버지 같은 분이셨다. 따뜻한 분이셔서 그리움이 더 커진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 목사는 “그동안 한국교회의 중심 역할을 해주셨는데 앞으로 어떤 분이 그 역할을 감당해야 하나 걱정이다. 한국교회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며 “앞으로 후배들이 그 자리를 이어가길 기도한다. 그분이 끼친 선한 영향과 발걸음이 우리가 나아갈 길의 지침이 되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이철신 목사는 “한경직 목사님께서 모든 일을 놓으실 때 가장 많은 일을 이어받으실 정도로 훌륭한 지도력을 보여주셨던 분”이라며 “저 역시 목사님의 도움과 지도를 많이 받아왔고, 후배 목회자들이 가장 존경하는 분이다. 그분의 길을 따라가길 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