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말씀은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133:1)”라 하지만 한 교회 돌보기도 쉽지 않은 이민목회 현실에서 ‘연합’이란 주제를 내걸기는 쉽지 않다. 교회 간의 성도 이동이나 수적 성장에 관련해서라면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참길장로교회와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는 이제 한 예배당을 사용하며 형제 간의 우애와 연합을 더욱 다지려 계획하고 있다.

그동안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는 참길장로교회로부터 사무실과 비전홀을 빌려서 주중에만 사용하고 주일예배는 트리니티대학교 채플에서 드려 왔다. 그러나 다음 주일부터는 오전 11시 제1부 예배를 비전홀에서, 오후 2시 제2부 예배를 참길장로교회 본당에서 드린다. 참길장로교회는 오전 8시 30분에 제1부 예배, 오전 11시에 제2부 예배를 드린다.

한인교회가 한인교회에 예배당을 빌려 주는 일도, 한인교회가 한인교회로부터 예배당을 빌려 쓰는 일도 이민교회 역사상 드문 일이다. 물론 두 교회가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많은 배경이 있었다. 우선은 참길장로교회에 지난 5월 새롭게 부임한 하영택 담임목사가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에서 부목사로 1년 이상 시무했던 인연이다. 그 당시에도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는 참길장로교회를 빌려 쓰고 있었기 때문에 두 교회 간은 서로 친숙했다.

그러나 이런 인연 때문만은 아니다.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는 트리니티 채플과 비전홀을 오고 가며 예배를 비롯한 교회 사역을 해야 했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많았다. 교회가 더욱 성장하려면 주일예배 처소와 사무실이 함께 있는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도 처음에는 미국교회를 알아 봤지만 정든 비전홀과 현재 사무실을 떠나는 것도 마음에 쉽게 내키는 일은 아니었다. 게다가 그동안 참길장로교회는 비전홀과 사무실을 빌려 주며 365일 24시간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좋은 형과 같았다. 미국교회에서 이런 조건으로 예배당을 대여해 주겠다는 곳은 없었다.

참길장로교회도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가 참길장로교회의 공간를 빌려 쓰면서 많은 정이 들었고 어차피 주일에 본당이 비는 시간이라면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에 빌려 줄 수 있다고 의견을 보내 왔다.

한인교회 2개가 같은 지역에만 있어도 서로 경쟁할 수 밖에 없다는데 본당까지 함께 쓰게 될 두 교회는 통념과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참길장로교회가 가진 저력과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가 가진 패기가 만나 시카고 지역에 새로운 부흥을 일으킬 것이라고 믿는다. 또 30년 역사만큼 오랜 상처를 겪었던 참길장로교회와 이제 갓 1년이 채 안된 개척자의 어려움을 겪는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가 서로를 위로하고 도우며 아름다운 동거의 모습을 만들어 갈 것이란 꿈도 함께 꾸고 있다.

두 교회가 가진 공통점 중 하나는 새롭게 부임한 하영택, 이해영 담임목사가 모두 40세라는 점이다. 두 젊은 목회자가 시카고 교계에 일으킬 젊은 연합의 바람에 교계의 기대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