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봉기 목사의 지상설교] 예수형제단

본문: 마가복음 3:31-35

3:31 그 때에 예수의 어머니와 동생들이 와서 밖에 서서 사람을 보내어 예수를 부르니
3:32 무리가 예수를 둘러 앉았다가 여짜오되 보소서 당신의 어머니와 동생들과 누이들이 밖에서 찾나이다
3:33 대답하시되 누가 내 어머니이며 동생들이냐 하시고
3:34 둘러 앉은 자들을 보시며 이르시되 내 어머니와 내 동생들을 보라
3:35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

편들어 주는 사람이 없는 인생은 살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가끔 가족의 후원을 받지 못한 채로 목사나 선교사가 되는 사람을 보는데,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릅니다. 전문가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 또한 몹시 힘든 일입니다. 탤런트 최불암 씨가 연기가 하고 싶어서 전문가에게 의견을 구했더니, 소질이 없다고 연기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그의 연기 생활의 시작이 얼마나 힘들었을 지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오늘 읽은 성경 말씀을 보면, 예수님이 얼마나 힘든 처지에서 하나님 나라 운동을 하셨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식사할 겨를도 없이 몹시 바쁘실 만큼 성공적인 사역을 하셨지만, 그 친족들은 예수님이 미쳤다는 말을 듣고, 예수님을 붙들러 나왔습니다. 예수님이 귀신을 좇아내시자, 예루살렘에서 내려 온 서기관들, 즉 율법 전문가들은 예수님을 보고 오히려 귀신이 들렸다고 냉혹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예수님은 이 비난에 대하여 아주 강하게 반응하셨습니다. 서기관들의 평가에 관해서는 성령을 모독하는 죄는 절대로 용서받지 못한다고 말씀을 하셨고, 가족들에 관해서는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라고 선언하셨습니다. 이 말씀들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복잡한 신학적인 해석과 논쟁이 있습니다. 그러나 말씀의 맥락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가족들의 후원도, 전문가들의 인정도 받지 못하셨던 예수님의 힘든 모습입니다.

그렇기에 오늘 읽은 예수님의 말씀의 초점은 핏줄의 부정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힘든 여건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예수님 편에 선 제자들에 대한 긍정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이 하시는 일을 전적으로 지원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그분의 가족입니다. 우리는 예수형제단(兄弟團)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영원히 예수님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