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메트로 사고가 있었습니다. 앞서 달리던 차량을 뒤에서 오던 차가 들이 받았습니다. 충격이 워낙 커서 차량이 공중으로 튀어 오를 정도였다고 합니다. 사고로 기관사를 포함하여 9명이 숨지고 76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즉시 사고 원인 조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사고 당시에 차량들은 자동 운행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안전 조치가 갖춰진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왜 속도를 줄이고 정차시키지 않았는지 그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기관사인 지니스 맥밀런이 이머전시 브레이크를 작동시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기관사의 실수가 있었는지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대형사고 중에서도 대중교통 수단인 기차나 항공기가 사고를 당하면 인명 피해가 커집니다. 미국에서는 국립교통안전국을 만들어서 모든 대중교통 사고를 조사하고 그 원인을 찾아서 개선하고 예방하는 조치를 합니다. 특히 대형사고가 한 번 나면 집중적인 조사와 연구를 통해서 그 동안 알지 못하거나 파악되지 않았던 사고 원인들을 찾아냅니다.

대부분의 대형사고는 대형 실수 때문에 벌어지지 않습니다. 아주 작은 일 때문에 벌어집니다. 손가락보다 작은 나사 하나가 금이 가서 거대한 항공기가 추락하게 됩니다. 우주 왕복선의 거대한 연료탱크에서 액화 개스가 새지 않도록 막아주는 고무가 낮은 온도에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서 연로가 조금씩 새게 됩니다. 결국 첼린저 왕복선이 공중에서 폭발하는 사고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실수로 대형사고가 날 때도 큰 실수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무시해도 좋을 듯한 작은 실수가 거대한 희생을 치르는 사고를 만듭니다. 수십 개의 계기 중에서 하나가 비정상적인 수치를 보이는 데도 무심코 무시합니다. 항공기의 기장과 부기장 사이에서 그리 중요하게 보이지 않는 작은 표현의 실수가 추락 사고로 이어지게 됩니다.

종종 그 하나로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 작은 일들이 한꺼번에 5-6개가 쌓이게 되면 대형 재난을 불러옵니다. 나쁜 날씨, 작은 부속의 정비 불량, 조종사의 피로, 늦은 일정, 도착할 공항의 연착과 연발 등 그 하나 하나를 보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는 요인들이 한꺼번에 쌓이면 대형 재난으로 연결됩니다.

때로는 평소에 늘 훈련받고 지켜 오던 작은 원칙과 규정을 잠시 한번 어길 때 대형 재난을 맞게 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곁에 있었던 단 한 명의 경호원에게 심부름을 시켜 혼자 있을 때 자살을 했습니다. 규정과 원칙상 한 순간도 경호 대상을 혼자 있게 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 규정을 어긴 것입니다. 보통 때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일입니다.

개인의 인생에서 벌어지는 재난도 사실은 작은 일에서 시작합니다. 자녀들과 함께 저녁 먹는 작은 습관, 평소에 커피 한 잔을 마실 때도 절약과 검소함을 생각하는 습관, 짧은 시간이라도 운동을 미루지 않는 습관, 가게를 운영하면서 매일 하는 청소를 게을리하지 않고 매주 매달 처리해야 할 서류와 청구서들을 제 때 처리하는 일, 우편물들을 미루지 않고 꼼꼼히 살펴 보는 일, 심지어 주일에 가족들이 함께 일정한 시간에 집을 나서서 예배드리는 교회 생활에 이르기까지 평소에 소중한 그러나 소홀히 하기 쉬운 일들을 성실히 감당하는 것은 우리 인생의 대형 재난을 예방하고 이겨 내게 만들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