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을 떠난 지 어연 20년이 되었는데 지난주는 참으로 뜻밖의 고국소식을 접하며 마음이 편하지가 않았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참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어떤 정파적인 입장을 떠나 그렇게 당당하게 보였던 분이 부엉이바위라는 벼랑에서 몸을 던졌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그래도 한 나라의 전직 대통령을 지내셨던 분인데……. 얼마나 힘들었으면......참으로 침통하고 참담한 주간이었습니다.

인정하든 안하든 사람의 인생은 어찌 보면 전쟁터와 같고 싸움터와 같고 이기지 않으면 지게 되는 정말 삭막한 인생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황량한 싸움터에서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 벼랑 끝에 서는 경험을 합니다. 또한 실제 부엉이바위와 같은 벼랑에 서 있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실제 있었던 어떤 목사님의 이야기입니다. 주의 부름을 받아 목회는 시작했지만 어려운 개척으로 인해서 끝없이 이어지는 어려움과 환경, 그리고 결국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떠나가는 아내, 자녀로 인해 자살을 생각하며 도움을 얻으려 동료목사님에게 찾아갔다고 합니다. 그 동료목사님은 대놓고 “목사가 자살하려고 하는 것이 그게 말이나 됩니까?”라고 심하게 질책하였다고 합니다. 사실 자살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누가 모를까요? 영적인 지도자인 목사가 자살하는 것이 잘못된 것인 줄 누가 모를까요? 그 목사님을 더욱 힘들게 만든 것은 물속에서 사투를 버리는 자신에게 구명대를 던져주기는 커녕 허우적거리는 그 사람에게 자살하면 안 된다 훈계하고 판단하고 나무라는 것이었다고 말합니다.

인생이 함께 위로받고 격려 받고 따뜻하게 보듬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찌 보면 교회가 성공지상주의로 나가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고 비판하고 나아가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너무나 아프기만 합니다. 교회에서, 목장에서 자신의 벼랑 끝에 선 쓰라린 경험을 내어 놓을 수 있다면 그곳은 참으로 행복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픔과 슬픔, 기쁨과 감사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곳일까 생각합니다.

부엉이바위와 같은 벼랑 끝에 서 있는 인생들이 많습니다. 감히 이런 말도 합니다. 벼랑 끝이 어찌 보면 하나님께 맡길 수 있는 상황입니다. 육신의 힘이 아닌 하나님의 힘을 경험하고, 세상의 힘이 아니라 성령의 힘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추락할 줄 알았던 인생이 오히려 하나님과 함께 비상하는 은혜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따뜻한 보살핌, 남을 향한 배려, 끝없는 사랑과 섬김, 그리고 놀라운 하나님의 치유, 기적이 있는 축복된 예원교회 공동체를 꿈꾸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