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0일부터 4일 동안 로스앤젤레스 연합감리교회에서 개최된 2009년도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에서는 앞으로 2020년까지 12년 동안 우리 연합감리교회에 소속된 한인교회를 1,000교회로 성장하기 위한 “일천교회 캠페인”을 벌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번 일천교회 캠페인은 작년도 총회에서 새로 총회장으로 피선되신 김정호 목사님께서 앞으로 우리 한인교회의 미래를 위해 여러 임원들과 함께 기도하다가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거룩한 꿈으로 믿고 시작된 것인데, 현재 연합감리교회에 소속한 한인교회의 수가 300여 교회이므로 이 캠페인이 마치는 12년 후인 2020년에는 현재보다 약 3배 정도의 규모로 교회의 수가 많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일천교회 캠페인은 이번 총회 기간 중 가장 주요한 의제가 되었고 그래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주제 발표와 패널, 분과토의와 질의응답 등 총회에 참석한 이들 모두가 함께 이 제안에 대해 많은 의견들을 듣기도 하고 묻기도 하고 토론을 벌이기도 하였습니다. 캠페인에 대한 총회원들의 전반적인 반응은 대단히 고무적이었습니다. 물론 캠페인에 대해 공식적인 우리 한인교회 전체 안건으로 다뤄지는 것이 이번 총회가 처음이기는 했지만 지난 일년동안 각 지역별로 그리고 다양한 계층의 목회자들과 평신도들을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누고 의견을 수렴한 총회장 이하 임원들이 수고를 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회원들이 매우 긍정적으로 이 캠페인을 받아드리며 적극적인 참여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캠페인에 대해 염려와 걱정을 담은 소리를 내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러한 의견에도 상당 부분을 공감합니다. 아니, 어찌 보면 그러한 의견이 옳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 의견을 모아보니 대략 이런 의견들입니다.

‘1,000교회를 세운다는 목표가 너무 무모한 것은 아닌가? 그러기 위해서 앞으로 12년 동안 700교회를 더 개척해야 한다는 말인데 지난 100년 동안 300교회를 세운데 비해 너무나 비현실적인 목표가 아닌가? 그리고 그러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주도면밀하고 구체적인 방법들이 제시되어야 하지 않나?’

‘굳이 교회를 더 세워야 할 필요성이 있나? 지금 기존 교회 중에서도 형편이 어려운 교회들이 많은데 그런 교회를 돌보는 것이 우선이 아닌가? 교회 수만 많이 늘리려는 상술적인 발상은 아닌가?’

‘현재 우리 교회들의 모습이 새로운 교회를 세울 만큼 건강한 교회인가? 우리 자신의 모습도 부족한 것이 많은데 이런 부족한 모습의 교회를 또 세운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교회를 새로 세우는 것보다 현재 교회들이 교회로서의 바른 모습을 회복하는데 더 주력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이러한 캠페인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저는 이번 일천교회 캠페인에 찬성함은 물론이고 우리 교회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기를 원합니다. 그러기를 원하는 이유는 저는 교회를 세우는 일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라는데 믿어 의심이 없습니다. 다른 이들은 몰라도 교회를 통해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는 교회를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 복음을 전하는 귀한 전도의 도구요, 구원받은 백성들의 공동체라고 믿습니다. 그러기에 교회는 이 땅에 계속 세워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오늘 교회의 모습이 부족하기에 또 다른 교회를 세우는 일을 삼가야 한다는데 동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부족하기에 이 땅에 교회는 더 세워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 땅에 교회를 세우는 것은 우리들의 바램이전에 하나님의 바램입니다. 그러기에 저는 이번 캠페인이 우리가 세워 이뤄야할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일천교회를 세우는 것이 우리가 세운 목표라고 한다면 이것은 아주 무모한 목표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아무리 방법을 모색해도 이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우리에게는 그럴 만한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이것은 우리가 세운 목표가 아니라 주께서 주신 비전(Vision)이라고 믿습니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모든 비전들은 비현실적이었고, 무모한 것들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비전을 보여 주신 것은 그 비전을 사람들의 능력으로 이루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주께서 에스겔에게 마른 뼈들을 보여 주시면서 물으신 것은 ‘이 뼈들을 네가 살릴 수 있겠느냐?’가 아니라 ‘이 뼈들이 살 수 있겠느냐?’입니다. 즉, 주님은 그에게 마른 뼈들을 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물으신 것이 아니라, 마른 뼈들도 살아날 수 있는지를 물으신 것입니다. 이에 대해 에스겔은 ’주님이 아십니다‘고 답을 합니다.

저는 이번 일천교회 캠페인의 주께서 우리에게 보여 주시면서 ‘우리가 일천교회를 세울 수 있는지, 그런 능력이 우리에게 있는지’를 물으시는 것이 아니라, ‘일천교회가 이 땅에 세워지겠느냐’를 물으신다고 믿습니다. 그러므로 이 물음에 대해 우리가 해야 할 대답도 ‘우리가 일천교회를 세울 수 있다’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다’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에스겔의 대답처럼 ‘주께서 아시나이다’고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비전은 그 비전을 보여 주신 주님께서 스스로 이루어 가심을 알기 때문입니다. 일천교회 캠페인은 우리의 목표가 아니라, 우리에게 보여주신 주님의 비전, 거룩한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