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세 수사들은 이른 새벽에 드리는 기도로 시작하여, 하루 일곱번씩 기도를 했다. 겨울철에는 새벽 두시 반, 여름에는 한 시반 정도에 일어나 기도를 했다. Martin에서 Verpers에 이르는 매시간이 기도로 이루어져있다.
기도를 위해 드리는 시간의 양 뿐만 아니라 기도의 대상 또한 매우 넓었다. 수도사들은 하루, 일주일, 한달, 사계, 일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에 창조에서 종말에 이르는 신학적 개념을 담아 내었다. 동트기 전의 기도시간에 느끼는 창조의 장엄함과 신비로움은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 기도 시간에 느끼는 종말, 완성과 평안의 간구와 좋은 대조를 이룬다.
중세의 수도원 영성에서 기도에 대한 가르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수도원에 입교한 신입 수사들은 세상과 분리된 수도원의 시간흐름에 맞추어 하나님 및 내면의 자아와 대화하는 기도를 배웠다. 수도자, 특별히 많은 여성들은 기도가운데 '신랑되신' 하나님을 경험했다. 많은 순례 객들은 성일 및 축제의 기도가운데 기적과 신비를 경험했다. 높은 문맹률과 낮은 서적 보급률을 고려할 때, 기도는 효과적인 종교적 훈련 수단이었다.
기도는 영적인 전투를 위한 중요한 무기였고, 자신의 영혼을 깨끗하게 하기 위한 수련 도구였다. 이런 측면은 수도원 역사가 시작되던 사막의 교부에게서 잘 드러나는데 이후에도 큰 영향을 미친 안토니와 에바그리우스(Evagrius)의 예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아타나시우스가 남긴 안토니의 생애(The life of St. Antony)는 초기 수도원역사에서 기도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첫째, 안토기의 기도는 마귀와의 투쟁을 아주 사실적으로 보여주었다. 창녀, 폭력을 휘두르는 자, 뱀, 악마 등으로 분장한 마귀들은 제자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굴 속에서 문을 잠그고 기도하고 있는 안토니를 쉴 사이 없이 공격했다. 안토니는 기도가운데 마치 대화하거나 투쟁하듯이 악마와의 일전을 벌였다. 이러한 강력한 투쟁을 겪는 다음날 제자들은 온몸에 멍이 들거나 피를 흘린 안토니를 굴속에서 발견하기도 했다. 굴속에는 안토니 외에는 그 누구의 흔적도 볼 수 없었지만, 기도가운데 안토니가 행한 투쟁이 얼마나 과격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둘째, 안토니의 기도는 알렉산드리아의 영적, 정치적 혼란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 안토니를 비롯한 사막의 교부들은 알렉산드리아 같은 문화 중심지와 구체적인 삶의 현장을 떠난 문명과 삶의 기피자들이 아니었다. 사실 그들은 본격적인 영적 투쟁의 장소로 사막을 택한 것이다. 사막에서의 기도를 통해 그들은 당대 최고 도시인 알렉산드리아의 어두운 영적 세력을 자신들이 거주한 사막으로 끌어내고자 했다. 자신들의 기도를 통해 사악한 영적 세력을 사막으로 끌어낸다면 세상이 보다 맑아 질것이라고 확신을 가진 것이다.
영적 전투로서의 기도 개념은 중세 수도원전통에서 지속적으로 발전되었다. 기도는 수도원내의 미사와 함께 수도사들이 치러야 할 중요한 영적 전투의 수단이었다. 군주나 영주들이 육체적이고 세속적인 안전을 위해 그리스도의 군사로서 투쟁을 하는 반면, 수도사들은 신자들의 영혼을 위한 그리스도의 '영적 군사'가 돼야 했다. 이러한 영적인 군사개념이 확대되어 후원자들에 대한 형식적인 기도시간과 예전이 늘어가는 폐단을 야기하기도 했지만, 기도는 수도사들의 중요한 삶의 한 구성요소가 되었다.
에바그리우스는 기도(Chapters on Prayer)에서 수도사들이 어떤 자세로 기도를 할 것인가를 자세히 설명했다. 153개에 이르는 간단한 구절로 이루어진 기도서에서 그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고 있는 기도자의 내면을 어떻게 살필 것인가를 보여주었다. 에바그리우스는 기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마음자세와 삶의 자세, 사고의 방법, 개인의 욕망 자제, 기억과 마음을 다스리는 법, 고독과 자유로움 등을 자세하게 논하고 있다. 이 모든 내적인 준비들은 '영혼이 하나님께 올라가는 것'을 준비하는 것이다.
우리가 기도를 시작하자 마자, 하나님은 우리의 필요를 알기 때문이다.에바그리우스를 비롯하여 중세 수도사들의 기도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은 개인과 공동체의 소원을 하나님께 알리는 것보다는 개개인의 마음과 삶을 위해 하나님의 뜻을 살피고 아는데 강조점이 있었다.
즉, 마음속에 남아있는 욕망을 제거하여 평정을 유지함으로 인간에게 향한 하나님의 뜻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했다. 기도는 하나님이 말씀하도록 기도자의 마음 밭을 정리하는 것이다.
글 / 김재현 박사(Boondang Central House, 소장)
자료 출처 : 영성의 샘
기도를 위해 드리는 시간의 양 뿐만 아니라 기도의 대상 또한 매우 넓었다. 수도사들은 하루, 일주일, 한달, 사계, 일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에 창조에서 종말에 이르는 신학적 개념을 담아 내었다. 동트기 전의 기도시간에 느끼는 창조의 장엄함과 신비로움은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 기도 시간에 느끼는 종말, 완성과 평안의 간구와 좋은 대조를 이룬다.
중세의 수도원 영성에서 기도에 대한 가르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수도원에 입교한 신입 수사들은 세상과 분리된 수도원의 시간흐름에 맞추어 하나님 및 내면의 자아와 대화하는 기도를 배웠다. 수도자, 특별히 많은 여성들은 기도가운데 '신랑되신' 하나님을 경험했다. 많은 순례 객들은 성일 및 축제의 기도가운데 기적과 신비를 경험했다. 높은 문맹률과 낮은 서적 보급률을 고려할 때, 기도는 효과적인 종교적 훈련 수단이었다.
기도는 영적인 전투를 위한 중요한 무기였고, 자신의 영혼을 깨끗하게 하기 위한 수련 도구였다. 이런 측면은 수도원 역사가 시작되던 사막의 교부에게서 잘 드러나는데 이후에도 큰 영향을 미친 안토니와 에바그리우스(Evagrius)의 예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아타나시우스가 남긴 안토니의 생애(The life of St. Antony)는 초기 수도원역사에서 기도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첫째, 안토기의 기도는 마귀와의 투쟁을 아주 사실적으로 보여주었다. 창녀, 폭력을 휘두르는 자, 뱀, 악마 등으로 분장한 마귀들은 제자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굴 속에서 문을 잠그고 기도하고 있는 안토니를 쉴 사이 없이 공격했다. 안토니는 기도가운데 마치 대화하거나 투쟁하듯이 악마와의 일전을 벌였다. 이러한 강력한 투쟁을 겪는 다음날 제자들은 온몸에 멍이 들거나 피를 흘린 안토니를 굴속에서 발견하기도 했다. 굴속에는 안토니 외에는 그 누구의 흔적도 볼 수 없었지만, 기도가운데 안토니가 행한 투쟁이 얼마나 과격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둘째, 안토니의 기도는 알렉산드리아의 영적, 정치적 혼란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 안토니를 비롯한 사막의 교부들은 알렉산드리아 같은 문화 중심지와 구체적인 삶의 현장을 떠난 문명과 삶의 기피자들이 아니었다. 사실 그들은 본격적인 영적 투쟁의 장소로 사막을 택한 것이다. 사막에서의 기도를 통해 그들은 당대 최고 도시인 알렉산드리아의 어두운 영적 세력을 자신들이 거주한 사막으로 끌어내고자 했다. 자신들의 기도를 통해 사악한 영적 세력을 사막으로 끌어낸다면 세상이 보다 맑아 질것이라고 확신을 가진 것이다.
영적 전투로서의 기도 개념은 중세 수도원전통에서 지속적으로 발전되었다. 기도는 수도원내의 미사와 함께 수도사들이 치러야 할 중요한 영적 전투의 수단이었다. 군주나 영주들이 육체적이고 세속적인 안전을 위해 그리스도의 군사로서 투쟁을 하는 반면, 수도사들은 신자들의 영혼을 위한 그리스도의 '영적 군사'가 돼야 했다. 이러한 영적인 군사개념이 확대되어 후원자들에 대한 형식적인 기도시간과 예전이 늘어가는 폐단을 야기하기도 했지만, 기도는 수도사들의 중요한 삶의 한 구성요소가 되었다.
에바그리우스는 기도(Chapters on Prayer)에서 수도사들이 어떤 자세로 기도를 할 것인가를 자세히 설명했다. 153개에 이르는 간단한 구절로 이루어진 기도서에서 그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고 있는 기도자의 내면을 어떻게 살필 것인가를 보여주었다. 에바그리우스는 기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마음자세와 삶의 자세, 사고의 방법, 개인의 욕망 자제, 기억과 마음을 다스리는 법, 고독과 자유로움 등을 자세하게 논하고 있다. 이 모든 내적인 준비들은 '영혼이 하나님께 올라가는 것'을 준비하는 것이다.
우리가 기도를 시작하자 마자, 하나님은 우리의 필요를 알기 때문이다.에바그리우스를 비롯하여 중세 수도사들의 기도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은 개인과 공동체의 소원을 하나님께 알리는 것보다는 개개인의 마음과 삶을 위해 하나님의 뜻을 살피고 아는데 강조점이 있었다.
즉, 마음속에 남아있는 욕망을 제거하여 평정을 유지함으로 인간에게 향한 하나님의 뜻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했다. 기도는 하나님이 말씀하도록 기도자의 마음 밭을 정리하는 것이다.
글 / 김재현 박사(Boondang Central House, 소장)
자료 출처 : 영성의 샘
© 2020 Christianitydaily.com All rights reserved. Do not reproduce without permiss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