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동생을 통하여 이경숙 전 숙명여대 총장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동생이 시무하는 대학에 특강 강사로 초청되어 온 그 분의 강연이 상당히 도전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숙명여대에서 15년간(1994-2008) 대학 총장직을 수행한 한국사립대학의 가장 장수 총장이며, 제 11대 국회의원, 유네스코 ‘여성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기술분야’ 석좌교수, 유엔한국협회 부회장 등 현재 총 17개 국가 및 사회단체에 수많은 위원장, 이사, 고문 등의 역할을 맡고 국내외에서 다양한 수상경력을 가지고 계시는 명실 공히 한국 최고의 여성 지도자인 이 분이, 본인의 “사명감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사랑하며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듯이 나도 사람들을 사랑하고 섬기며 사람들에게 꿈과 비전을 주는 신뢰 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라는 말씀으로 강연을 시작하며 그 날의 강연을 위해 일주일간 새벽기도로 준비하셨다고도 덧붙였다고 합니다. 대부분 세속 문화에 젖어있는 많은 대학생들 앞에서 자신이 그리스도인임을 확실하게 밝히며 연설을 시작하는 그 담대하고 겸손한 모습에서 동생은 세상 속에서 소명을 감당하는 멋진 그리스도인의 표상을 발견한 듯 기뻐하였습니다. 저 역시 성실하게 소명을 이루어가는 한 아름다운 그리스도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기뻤습니다.

이번 부활절, 저는 그리스도인의 소명에 대하여 생각합니다. 오스 기니스는 소명(The Call) 이란 책에서 소명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소명이란, 하나님이 우리를 그분께로 부르셨기에, 우리의 존재 전체, 우리의 행위 전체, 우리의 소유 전체가 특별한 헌신과 역동성으로 그분의 소환에 응답하여 그분을 섬기는 데 투자된다는 진리이다." 오스왈드 챔버스는 더 쉽게 그리스도인의 소명에 대하여 이렇게 간략히 말합니다. "전적으로 하나님의 것이 되라." 1954년 암과의 투쟁에서 신비로운 치유를 경험한 솔제니친은 이후, 새롭게 소명을 확인하며 사명감 넘치는 인생을 살아가게 되는데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님이 베푸신 기적적인 치유 이후 내게 되돌려진 인생은 전적으로 나의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한 가지 목적을 중심으로 세워진 것이다." 인생이 세워지는 이 한 가지 목적을 발견한 사람들은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지요. 많은 부를 이룩한 어떤 불신자 사업가는 인생의 진정한 목적을 발견할 수만 있다면 어떤 대가든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감사한 사실은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그 인생의 한 가지 목적을 발견한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은 부활 후 제자들에게 분명한 소명을 주셨습니다.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는 지상 대명령이지요.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온 생애를 통하여 이 명령을 이루어가야 할 사명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이 지상 대명령을 고든 맥도날드는 '하나님의 행진 명령' 이라고 부르며 지난 35년이 넘도록 자신은 이 하나님의 행진 명령에 기초하여 살려고 애써왔다고 고백한 적이 있습니다.

새해 1월 1일부터 시작된 우리 교회 100일 기도회가 드디어 부활절을 맞이하며 종료되었습니다. 100일 기도회가 끝나가면서 성령님께서는 정확하게 선교와 전도를 향하여 온 교회를 이끌고 계심을 느낍니다. 저는 성령님의 이같은 확실한 이끄심을 감지하면서 이렇게 기도를 드렸습니다. " 주님, 이제 우리는 어디든지 달려갈 준비가 되었습니다!" 100일 기도회는 하나님의 긴박한 행진 명령소리를 더 분명히 들을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주님의 행진 명령은 이 땅의 교회들에게 주신 명령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하나님으로부터 부르심을 입은 소명의 사람들이 모여 함께 사명을 이루어가는 소명의 공동체입니다. 이번에 죽음의 문턱에서 극적으로 치유되신 김 경 성도님께 앞으로의 계획을 여쭈니 이렇게 바로 대답하십니다. " 교회의 방향에 적극 동참하여 교회와 함께 나아가는 것이지요." 정확하게 방향을 잡으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명의 공동체인 이 땅의 교회들이 부활절을 맞이하여 더욱 적극적으로 주님의 행진 명령에 순종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