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수주의자들과 자유주의자들은 종교적 신념에서 크게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기독교 리서치 전문기관 바나 그룹은 최근 사회적, 정치적 보수주의자들과 자유주의자들 두 집단을 대상으로 비교 조사를 실시한 결과 종교적으로 이들이 매우 다른 성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먼저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무오하다는 믿음은 자유주의자들보다 보수주의자들이 더 많이(자유주의자 27%, 보수주의자 63%)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종교가 삶에서 도덕적, 윤리적 지침이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자유주의자들 중 38%만이 ‘그렇다’고 답한 반면, 보수주의자들은 70%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사람이 자신의 선행으로 천국에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자유주의자들이 23%였고, 보수주의자들이 37%로 비교적 큰 견해차를 보였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조지 바나는 자유주의자들의 성향에 관해 “하나님을 인격적인 존재로 보는 시각이 비교적 적은 편이며, 보다 자아의존적이고 종교 활동에 참여하는 것보다는 개인적인 성취를 이룩하기를 더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와는 반대로 보수주의자들 대부분은 하나님을 인격적이고 상호작용이 가능한 존재로 믿고 있으며, 종교가 삶에 많은 부분 개입돼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종교 활동에서 더 활발함을 보이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실제로 보수주의자들의 82%는 그들의 종교가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와 같이 답한 자유주의자들은 54% 정도였다.

종교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그들의 교회에 대한 시각과 신앙생활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보수주의자들의 62%는 현재 그들이 출석하고 있는 교회가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삶의 목표를 성취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답했다. 자유주의자들은 37%만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

예배에도 보수주의자들이 자유주의자들보다 더 많이 출석했으며(62% 대 35%), 예배 시간 외에도 성경을 읽는 시간이 더 많았고(57% 대 33%), 더 많이 기도했다(91% 대 76%). 직·간접적인 전도 경험도 보수주의자들이 자유주의자들에 비해 많았으며(56% 대 39%), 단기로 이뤄지는 선교여행 등에도 더 많이 참여했다(12% 대 6%).

또한 보수주의자들은 그들의 교회와 종교 지도자로부터 받아들인 신앙관을 견지하는 반면, 자유주의자들은 다양한 신앙관을 수용하는 데 매우 개방적인 경향이 있다는 점도 중요한 차이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미국 성인 3,012명과의 전화 인터뷰를 토대로 하고 있다. 3,012명 중 992명이 스스로를 보수주의자로, 511명이 자유주의자로 생각한다고 밝혔으며, 나머지는 중도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