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 성금’의 전달 지연을 동포사회에 알렸던 한국일보의 보도로 인하여 시작된 뉴욕 언론사들간의 추잡한 싸움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수 개월 째 계속되는 이 싸움을 바라보고 있어야만 하는 나의 심정은 착잡함을 넘어 한심하다는 생각마저 갖게 한다.

’쓰나미 성금이 아직까지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한국일보의 보도가 나왔을 때 AM 1660이 성금의 전달이 지연된 것에 관하여 동포사회에 사과를 했더라면 더 이상 문제가 확대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AM 1660은 성금의 전달이 그 때까지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에 관하여 사과를 하는 대신에 ‘성금의 운용 방법’에 관한 이야기를 했었다. 필자는 적절한 대응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재해 지역에 보내져야 할 성금의 전달이 늦어지고 있었던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었다.

AM 1660의 ‘입장’이 발표되었을 때에 분명한 태도를 표명해 주었어야 할 위치에 있었던 뉴욕한인회장을 비롯한 한인사회 지도자들의 처신도 바람직하지 못했다. 한국일보와 AM 1660의 눈치를 보기에 급급한 듯한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어중간한 입장을 나타내어 동포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었다. 이러한 모습은 지금까지도 계속되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필자에게는 그렇게 느껴진다.

한국일보와 AM 1660의 갈등(?)을 상당히 비중있게 다루었던 중앙일보의 보도 태도도 결코 바람직하지 못했다. 한국일보의 계속되는 ‘팩트’의 보도에 관하여는 침묵하면서 ‘동포 사회의 화합’을 강조하는 글만을 기사화하고 있었다. 중앙일보가 냉정한 입장에서 보도를 했더라면, 상황이 지금처럼 나빠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쓰나미 성금’을 터뜨린 한국일보에도 문제가 있었다. 성금의 전달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던 사실을 보도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는 생각을 필자는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검찰에 알리고, 은행국과 IRS의 조사까지 의뢰하도록 방치한 것에 관하여는 경솔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검찰이 보내온 ‘편지’를 두고 아전인수적인 해석을 하고 있다. 그 편지가 성금 전달의 지연을 정당화시켜 주는 것은 아님을 AM 1660과 중앙일보, 뉴욕한인사회의 일부 지도자들은 인식해야 한다. 모두가 잘못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AM 1660은 성금을 즉시 전달하지 않았던 것에 관하여 사과해야 한다. 중앙일보는 ‘공정한 심판(?)의 역할’을 포기했던 것에 관하여 사과해야 한다. 한인사회의 지도자들은 엉거주춤했던 처신에 관하여 사과해야 한다. 한국일보는 지나치게 문제를 확대시킨 것에 관하여 사과해야 한다. 모두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때에 한인사회의 간격이 메워지고 아픔이 치유되어질 수 있다.

김동욱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