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북한 동포들을 도와야 할 다섯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인류애의 실천이기 때문이다. 어느 대륙 어느 나라 사람이건 재난에 빠져 있을 때에 돕는 것이 인간의 도리이다. 그 점에선 아프리카 흑인이건, 북한의 동포이건 차별이 있을 수 없다.

둘째는 동포애의 실천이기 때문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도 있거니와, 북녘 동포들이 어려움에 처하여 있을 때에 돌아보지 않으면 우리는 내 혈육을 돌보지 않는 무정한 사람이 된다. 우리 겨레는 세계에서도 드물게 단일민족에 단일국가이다. 그러나 외부의 간섭으로 분단의 슬픔을 겪은지 이미 반세기가 지나갔다. 그간에 남녘의 우리는 허리띠를 졸라맨체 일하고 일하여 이만큼이나마 살게 되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북녘은 그릇된 이념, 그릇된 지도자 탓에 굶주림에 빠져 있다.

일찌기 간디가 말하기를 “최악의 폭력은 굶주림이다”고 하였다. 북녘의 굶주림은 이제는 세계의 염려거리가 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동포인 그들을 돕지 않는다면 우리는 사람의 도리를 잊고 사는 저급한 수준의 국민으로 떨어지게 된다.

셋째 나 같은 경우는 종교인으로써 당연히 북한 동포들을 도와야 한다. 성경에 이르기를 “이웃 사랑 하기를 네 몸 같이 하라”하였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기준으로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이 하늘의 명령이다. 그런데 북한이란 이웃이 단군 이래 최악의 재난에 빠져 있을 때에 그들을 돕지 않는다면 하늘의 명을 어기는 노릇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종교인들로서, 크리스천으로서 북한 동포들을 굶주림의 재난으로부터 구하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

우리가 북한 동포들을 도와야 할 이유들 중의 네 번째는 통일 운동이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지구상에 네 나라가 분단의 비극을 겪게 되었다. 독일, 월남, 예멘, 한국이다. 그런데 다른 3 나라들은 이미 통일이 되었는데 유독 우리만 아직 분단의 고통을 겪고 있다. 이 고통을 벗어나는 길은 하루 속히 통일과업이 이루어지도록 가능한 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모두 동원하여 통일의 날을 앞당겨나가는 길 밖에 없다. 우리가 통일의 날을 앞당겨 나가려면 지금 어려움에 처하여 있는 북한 동포들을 도와야 한다.

다섯번째는 남과 북이 함께 번영의 길로 나가기 위하여 북한을 도와야 한다. 지금 북한을 돕는 것은 낭비가 아니다. 통일 비용을 줄이는 투자이기도 하다. 일본 동경대학의 한 교수가 나에게 한 말이 기억난다.

“남한의 자본과 경영이 북한의 노동력과 합하여 질 때에 코리아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다.”

굳이 일본 교수의 말이 아니더라도 우리들이 상식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지금처럼 남과 북이 갈라진 상태에서는 북은 물론이려니와 남 역시 국력이 크게 발돋움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남과 북이 상생정신을 발휘하게 되어 서로의 장점을 합쳐나가게 되는 날에 한반도의 운명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 날이 오면 우리 겨레는 웅비의 나래를 펼치게 될 것이다.

어떻게 도울 것인가?

그렇다면 북한 동포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어떤 내용, 어떤 방법으로 도울 것인가? 나는 이 점에 대하여 일곱 가지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는 식량을 중심으로 하는 기본 생필품의 지속적인 지원이다. 특히 식량지원에 대하여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조건이 없이 지원해야 한다. “최악의 폭력은 굶주림이다”고 하였던 간디의 말을 앞에서도 인용하였거니와 북한의 동포들을 굶주림의 폭력에서 구하는 일에는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는 농업생산의 기반을 조성하는 일에 지원하여야 한다. 산이 헐벗었기에 별로 심하지 않은 비에도 홍수가 나고 약한 가뭄에도 농작물들이 치명타를 입는다. 홍수 피해를 복구하려니 장비가 없다. 있는 장비는 노후하였거나 그나마 움직일 연료가 없다. 믿을만한 유엔 기구의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의 농업생산기반조성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100억 불을 투입하여 20년이 걸러야 한다는 보고가 있다. 이런 농업생산기반조성에 대한 투자없이 식량지원만을 되풀이 하다가는 만성적인 식량부족 현상을 피할 길이 없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북한 주민들은 계속 도움만 받고 살아야 하게 될 것이다.

셋째는 식량 지원에 못지 않게 중요한 문제로 인권에 대한 문제이다. 퍽이나 민감한 듯한 문제이지만 실제는 단순하고도 명확한 문제이다.

북한 동포들이 가혹한 인권유린의 사각지대(死角地帶)에 처하여 있음은 이미 세계에 널리 알려진 바이다. 20여곳에 이르는 정치범 수용소가 현존하고 있고 공개처형 현장의 모습도 동영상에 찍혀 여러편 공개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하여 이미 온 세계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염려들 하고 있는 때에 유독 우리 정부만 있는 사실을 없는 듯이 하고 있는 현실은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우는 것 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나마 우리는 관(官)도, 민(民)도, 우(右)도 좌(左)도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하여만은 한 목소리로 북한 당국에 항의하고 이 문제를 풀어 나가는 데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너무나 불쌍한 탈북자들

지난 9월 12일 중국 텐진에서 일어난 이야기다. 9명의 탈북자들이 한국국제학교에 들어가 “한국 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의 구원의 손길을 바랍니다. 제발 살려주세요!!!”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도움을 요청하였다. “그들은 우리는 탈북자들입니다. 자유와 삶을 찾아 한국으로 가려고 합니다”고 호소하였다.

그러나 그 학교의 교장은 직원들을 동원하여 그들을 좇아내고 말았다. 물론 학교측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사연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너무나 불쌍하고 불쌍하다. 그간 그들 아홉 명의 행방이 묘연하여 염려하던 중에 끝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고 말았다는 것이 알려졌다.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송환되는 경우 남한으로 가려 하였던 의도가 확인되면 가차없는 처형을 받는 것은 이미 알려진 바이다.

북한 탈북자들의 인권에 관한 한 중국은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절실하다. 지난해에는 몽고 쪽으로 도피하는 탈북자들을 뒤쫓다가 그들이 중국 국경을 넘어 서서 몽고 땅에 들어섰음에도 등 뒤에서 사격을 가하여 죽게 한 적까지 있었을 정도이다.

우리들이 탈북하는 동포들을 계속하여 외면한다면 인권 문제에 관한 한 우리는 4류 국가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김진홍 목사(두레교회 담임, 두레공동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