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교회 이전 문제로 인해 바쁘고 분주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신년 사역 계획과 여러 행정적인 일들로 인해 몸살이 다 났습니다. 예배의 처소를 옮기고 신년 예배를 드리고 난 후지만 제 마음 한 켠이 편치 않았습니다. 새로운 장소로 이사하는 것이 처음 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교우들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옮기는 길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작년을 시작하며 우리 교회는 3대 목표를 정하고 출발했습니다. 교회 부흥과 함께 ‘Finding Promise Land’라는 목표였습니다. 2008년 하나님께서 ‘약속의 땅’을 주실 것이란 믿음으로 출발한 것입니다. 이전 교회가 워낙 외진 곳에 있다 보니 3년이 지났음에도 누구 하나 교회의 위치를 알거나 찾아온 사람이 없었습니다. 성도들이야 아무 말 안 해도 제 마음은 갈수록 조급해 졌고,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연말이 되어보니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일이 없어 보였습니다. 기도하던 중에 겔로스로드에 있는 베트남교회에 자리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당장에 달려가 보았습니다. 그리고 두 번, 세 번 찾아가 다시 보고, 또 보았습니다. 위치는 좋은데 워낙 오래된 건물이고, 민족의 특성들도 있는 터라(비꼬는 것은 아닙니다만 냄새가 아주 심했습니다)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이제 혼자 결정 할 수 없는 일이라 교인들을 데리고 갔습니다. 그곳에서 하나 같이 ‘너무 좁다, 지저분하다, 좋지 않다’는 말뿐 이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감사한 것은 ‘그래도 우린, 목사님이 결정하신 데로 순종하겠습니다’라고 하는 대답이었습니다. 그것이 더 부담스러웠습니다. 다시 가보고 이제 더 많은 교인을 데리고 가보았습니다. 역시 반응은 냉소적이고 부정적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지금 있는 곳이 더 나은데’라는 소리도 나옵니다. 그러나 저는 결정을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신년 1월 1일부터 사역자들과 출타하지 않은 몇몇 청년들을 데리고 교회를 찾아 청소하고, 정리하고, 부족함을 채웠습니다. 약간의 준비가 끝나고 이제 출타했던 교우들이 돌아와 전면적인 이사를 시작 했습니다. 밤을 세워 간판도 세우고, 예배실을 준비했습니다. 준비하는 동안 피곤하고 지치기도 할 텐데 다들 열심히 수고 하셨습니다.

신년 첫 예배를 드리고도 여전히 제 마음은 편치 않았습니다. 성도들의 반응이 걱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뜻 밖의 전화가 왔습니다. ‘목사님, 지난 주 예배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교회를 옮기고 마음에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제게 하나님께서 주시는 위로와 확신의 말씀이셨습니다.

‘지난 번 교회가 더 나은데, 냄새가 심한데, 지저분한데’라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던 분들이 하나,둘 자신들의 수고와 땀으로 예쁘게 정리되어가는 예배당의 모습을 보면서 보람과 기쁨을 느낀 것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지난 때와 별반 다름없는 예배, 아니 공간이나 환경이 더 열악한 모습 이었지만 이들은 그 예배에서 행복을 느꼈습니다. 저는 다시 한번 마음으로 하나님께 감사하며 ‘하나님, 그렇습니다. 이곳이 약속의 땅이 될 줄 믿습니다. 시작합니다’라고 말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흔히 ‘약속의 땅’이라고 하면 근사하게만 생각합니다. 그곳은 뭐든 준비된 땅이요, 풍요의 땅이요, 예전보다 좋은 곳일 것이라 기대합니다. 맞습니다. 우리 좋으신 하나님은 그런 땅을 우리에게 주길 원하십니다. 그러나 우리 하나님은 차려진 밥상만 주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땅을 일구고, 적을 몰아내고, 멋진 상을 차려 놓고 감사하며 그 기쁨을 누리길 원하십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허락하신 헤브론은 겉보기 좋은 땅이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이 들어간 가나안 땅은 그렇게 쉽게 얻을 수 있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싸워야 했고, 수고해야 했고, 희생해야 했습니다. 불평과 원망으로는 그곳을 얻을 수 없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2009년 여러분에게 약속된 땅이 어떤 곳입니까? 그곳이 비록 척박해 보이고, 형편없고, 고생의 길처럼 보여도 그곳이 하나님의 약속이 있는 땅이라 믿어 지시면 용기 있게 감당하시길 바랍니다. 그곳에 여러분이 누릴 진정한 기쁨과 행복이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