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주 안에서 문안드립니다. 또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새벽예배를 드리러 달려가면서, 예배를 드리면서, 예배를 마치고 돌아온 지금까지도 눈이 내리고, 눈을 바라보며 드리는 제 기도도 그치질 않습니다.

“오늘도 눈길을 달려 직장과 사업장을 오가시는 분들, 하시는 일 때문에 차와 함께 밖에 계셔야 하는 분들, 아이들 때문에 라이드 하셔야 하는 분들, 그리고 저녁에 금요기도회에 참석하기 위해 교회로 오실 분들… 모든 성도님들을 눈길에서 안전하게 지켜주세요.”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이런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왜 하나님께서 올 겨울엔 눈을 이렇게 유독 많이 주시는 걸까? 눈을 보며 깨달음을 얻길 바라시는 건 아닐까?” 생각이 여기에 닿자 내리는 눈을 보며 깊이 묵상의 그물을 내렸습니다. 그물을 끌어 올리자 이런 것들이 묵직하게 걸려 있었습니다.

눈은 소리 내질 않습니다. 지붕을 두드리며 존재감을 떨치는 비와는 달리 아무런 소리가 없습니다. 오히려 눈 내리는 밤이 더 고요합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 밤새 내린 눈을 보고는 깜짝 놀라고 맙니다. “언제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린 거야?” 세상의 (때론 교회조차 행하는) 바리새적인 선행과 비교가 되었습니다. 좋은 일을 하면서 나팔을 불어야 속이 풀리는 그런 모습들이 눈과 비교되어 더 추하게 여겨졌습니다. 교회에 그런 모습은 없는지 한 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또 소리없이 교회 일을 감당하며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성도님들이 떠올랐습니다. 올해도 그렇게 눈과 같이 교회 일을 감당하는 분들이 많아지길 기도합니다.

눈은 서로 잘 붙습니다. 그래서 눈은 쌓입니다. 그래서 눈을 굴리면 눈사람이 됩니다. 하늘을 내려 오다가도 서로가 몸을 붙여 큰 덩어리가 되기도 합니다. 누구건 상관이 없습니다. 옆에 있기만 하면 붙어서 다른 하나를 이룹니다. 이기주의가 팽배하는 지구촌의 모습이 그들 앞에서 부끄럽기만 합니다. “여야가 나뉘어 싸우고… 성도들이 편을 갈라 다투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전쟁을 벌이고…” 개인 이기주의, 집단 이기주의, 그 광적인 자기 집착 속에서 사람들은 서로가 떨어져 나가는데, 눈은 잘도 붙어 하나가 됩니다. 눈이 내린 세상을 보십시오. 눈은 서로가 붙어 하나의 이불이 되어 있습니다. 몇 장이 아닙니다. 단 한 장의 이불입니다.

눈처럼 되길 바라는 하나님의 마음이 건져올린 그물에 묵직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