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도의 첫 주일입니다. 주님의 은총이 교우님들의 몸과 영혼에, 가정에, 그리고 직장에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믿음의 능력으로써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로 삼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어려운 시기를 이길 수 있는 가장 큰 힘 중 하나는 감동을 주고받는 것입니다. 마음의 감동은 의외로 작은 것으로 인해 일어나고, 그 작은 감동이 미치는 범위와 깊이는 놀랍습니다. 마음에서 느끼는 작은 감동은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로 인해 받은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 보내는 마력을 가집니다. 그러므로 이같이 어려운 시기에는 큰 변화를 추구하고 기다릴 것이 아니라 작은 감동을 주고받는 일에 마음을 쓸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주일, 몇 년 동안 주차장을 지켜 오신 맹기재 권사님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습니다. 원래 얼굴이 좀 붉은 편이신데, 그 얼굴이 더 붉게 상기가 되었습니다. 무슨 좋은 일이 있느냐고 여쭈니, 벙긋벙긋 웃으며 넥타이를 들어 보여주십니다. 그 날 아침, 누군가가 이름도 밝히지 않고 자신에게 넥타이를 선물로 놓고 갔다는 것입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주차장에 서서 고생하시는 권사님의 봉사에 감사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말입니다. 수 년 동안 이 일로 봉사해 왔지만, 얼굴 붉히며 싸우자고 덤벼드는 사람은 있었지만, 이렇게 감동을 선물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날 아침, 지난 몇 년 동안의 고생이 한 번에 상쇄되는 듯한 감동을 받으신 것 같습니다. 넥타이 때문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마음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데 큰돈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비싼 선물을 받으면 감동보다는 부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돈값이 아니라 마음의 값입니다. 작은 것이라도 그 사람의 진심을 느낄 수 있으면 큰 감동을 받게 됩니다. 카드에 적힌 마음 담긴 글만으로도 큰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이므로 선물도, 카드도 모두 생략하자는 주장에도 일리는 있지만, 저는 오히려 그럴 때이므로 카드로 혹은 작은 선물로 마음을 전하는 일이 더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내가 행한 작은 일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 감동을 주고 그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준 것을 알게 되면, 그로 인해 내 마음에도 감동이 일어납니다. 주는 자가 오히려 복이 있다는 말은 진리입니다. 나에게서 눈을 돌려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그를 위해 무엇을 하려는 순간부터 내 마음에는 감동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자신의 작은 정성이 상대방에게 큰 감동으로 전해진 것을 확인하는 순간 그 감동은 더욱 커집니다.

이제 열리는 2009년,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감동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도록 요청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렵더라도 작은 것이나마 나누며 살라고 하십니다. 나만 생각하지 말고 이웃을 생각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물질로 인해 삭막해진 서로의 마음을 감동으로 적시며 살아가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사귀며 섬기며 살아가라고 하십니다.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위해 그렇게 하라고 하십니다. 저부터 그렇게 하도록 힘쓰겠습니다. (2009년 1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