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여러 단체와 2005년에 실시하기 시작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의 2008년도 결과를 지난 10월에 발표하였습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1987년 12월 서울대관학캠퍼스에서 점심을 하면서 기독교인의 삶과 사회문제를 논의하던 38명의 뜻있는 기독인들이 모여 시작한 운동입니다. 기독교의 근본교리인 구원을 좀 더 사회생활과 연관시키면서 기독교사상에 입각한 윤리적인 행동과 삶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실천하는 운동을 널리 벌리자는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워싱톤 디시에도 이 곳 뜻을 같이 하는 교역자와 평신도들이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워싱톤디시 지부를 설립하였고, 그 간 미약하지만 교포사회에 중대한 문제들이 발생할 때마다 포럼 등 각종 모임을 통하여 기독교윤리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한국의 교회뿐만 아니라 미국의 한인교회도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교회자체가 병이 들어 있어 교회 본래의 사명을 다 잘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인 것입니다.

병든 교회란 어떤 교회입니까?

병든 교회란 예수님이 세우신 교회가 반드시 감당해야 할 근본적인 일을 병들었기 때문에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는 교회를 뜻할 것입니다. 교회병의 종류가 여러 가지이겠지만 암같이 서서히 번져나가 온 몸을 시신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과 같이 교회에 대한 신뢰가 없는 것이 가장 고치기 힘들고 고치는 데에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고질병일 것입니다. 기독인이든 비기독인이든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 후기현대사회의 풍조와 자세를 의미합니다.

한국기윤실이 실시한 2008년 교회신뢰여론조사의 결과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인 기독인들에게 놀라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어느 정도 교회의 불신도를 짐작하였지만 그렇게 심각하고 클 줄은 몰랐기 때문입니다.

신뢰도 여론조사결과의 3가지가 눈에 띄고 기독인의 한 사람으로서 심사숙고하게 만들어 줍니다.

첫째,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중 81.6%가 교회에 대한 신뢰를 전혀 갖고 있지 않거나 별로 갖고 있지 않거나 불분명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뢰도 불신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바로 교회에 대한 신뢰를 분명하게 가질 수 없다는 자세를 의미합니다.

이와 연관해서 다른 사회기관들(시민단체, 언론기관, 사법부, 국회, 기타)에 대한 신뢰도가 87.9%나 되고 다른 종교들(카톨릭교회, 불교, 기타)에 대한 신뢰도가 82.0%나 된다는 것은 바로 교회에 대한 불신도가 그 만큼 크고 심각한 것을 나타냅니다.

이는 개인적으로나 사회기관적으로나 종교적으로나 기독교회에 대한 불신이 80%이상 넘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기독인들에게 경악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둘째, 일반적인 불신도보다 더 놀라운 일은 기독인 자신의 교회에 대한 불신도이다. 비기독교인의 불신도가 35.0점인 것은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나 기독인 자신의 불신도가 67.6점로 전자의 2배가 넘는다는 결과는 현대교회가 얼마나 남이 알지 못하는 속병을 깊게 앓고 있는지 보여 주고 있습니다. 기독교인 자신이 교회를 불신하고 있는데 일반사회에게 교회에 대한 신뢰를 기대한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지 모르겠습니다.

셋째, 교회를 불신하는 내용을 들여다 보면 교회운영 62.0%, 교회지도자 77.1%, 교인 86.0%로 교인에 대한 불신도가 주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마 교인들의 신앙생활이나 사회생활이 신뢰하기에는 너무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교회의 병인 불신을 치료하는 방편으로 여론조사는 교인과 교회지도자의 언행일치와 교회활동의 개선.개혁을 들고 있지만 교회다운 교회로 회복하는 것이 참다운 치료방법이라 여겨집니다. 교회다운 교회란 예수님이 친히 교회를 세우시겠다고 약속하신 반석 즉 예수 그리스도 또는 베드로의 신앙 고백 위에 세워진 교회일 것입니다. 좀 더 내용적으로 풀이한다면 구원이 있는 교회를 뜻할 것입니다.

구원은 무엇입니까? 사랑입니다. 사랑이 있는 교회가 구원이 있는 교회이고 구원이 있는 교회가 예수님이 친히 세우고자 하시는 교회다운 교회일 것입니다. 교회다운 교회로 현대교회가 회복하게 된다면 교회에 대한 불신뢰라는 병은 치유되고 신뢰받는 교회로 건강한 교회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사랑이 있는 교회의 사랑에는 분명히 해야 할 내용 2가지가 있습니다. 사랑의 목적과 사랑의 방법입니다. 사랑의 목적은 ‘의’이고 사랑의 방법은 ‘희생’이라는 내용입니다. 의가 없는 희생은 아무 쓸 데가 없으며, 희생이 없으면 참된 의를 이를 수가 없습니다. 의를 위하여 희생하는 사랑이 있는 교회가 신뢰받는 교회요 건강한 교회일 것입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워싱톤디시지부는 새해 1월 19일 (월요일 오후 6시30분, 와싱톤중앙장로교회 교육관)에 교회의 신뢰도와 관련하여 ‘건강교회포럼’이라는 제목을 내걸고 세미나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포럼에는 미주한인신학자 중 저명한 프린스톤신학교의 이상현박사와 워싱톤디시지역에서 지성적인 목회자로 알려진 와싱톤한인교회의 김영봉목사님을 모시고 발제와 토론의 장을 열고자 합니다.

/백 순 미노동성 선임경제학자, 글로발소사이어티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