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리연합감리교회는 성도 수로는 작은 교회에 속한다. 그러나 역사적인 면이나 사역특화적인 면에서는 단연 큰 교회다. 갈릴리교회의 30년 역사를 흘러오는 가장 대표적인 사역은 역시 음악이다. 시카고 한인 이민자 사회에 따뜻한 음악으로 복음을 전하는 갈릴리축제는 이 교회 출석 성도수의 3배가 넘는 인파로 북적일 정도로 명성을 얻었다. 지난 30년동안 조영남 씨 초청 ‘복음 성가의 밤’, 갈릴리 음악회, 가족합창제 등 전통성가곡, 복음성가, CCM을 무론하고 대중가요까지 동원해 복음을 전하는 데에 앞장서 왔다.

이번 성탄절에는 작지만 큰 교회, 갈릴리가 드디어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성탄예배 때 무대에 올렸다. 메시아의 총 53곡 중 23곡으로 결코 적지 않은 분량이었다. 시카고 지역에서 메시아를 연주할만한 교회는 손가락에 꼽기도 어렵지만 갈릴리교회는 지난 6년간 지휘자 전성진 목사를 중심으로 20여 명의 성가대원이 오늘의 행사를 위해 준비해 왔다. 준비 기간이 길었던만큼 연주자들의 목소리에는 감격, 자신감이 서려 있었고 청중들의 반응도 은혜로 충만했다.

메시아의 서곡은 키보드와 어쿠스틱 기타, 베이스 기타 등 3개 악기가 열었고 이후 모든 반주를 이 세 악기가 맡았다. 오케스트라에 비할 수는 없었지만 오히려 더욱 아름답고 가슴깊이 와 닿는 면이 있었다.

이어서 지휘자이자 테너인 전성진 목사의 아름답고 힘있는 목소리가 서창 ‘내 백성을 위로하라’와 영창 ‘모든 골짜기 높아지리라’를 연주하자 메시아의 강림을 고대하는 백성들의 간절함이 예배당을 가득 채웠다. ‘보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자여’, ‘우리를 위해 한 아기 나셨다’에서는 드디어 고대하던 성탄의 기쁨이 물씬 풍겨 나왔다. 그러나 곧 ‘주는 멸시를 당하셨네’, ‘진실로 주는 우리 괴로움을 맡으셨네’에서 그 기쁨은 슬픔으로 바뀌었고 그 환희는 고통으로 변하고 말았다. 모든 것이 끊겨진 어두움 속에서 테너 신정철이 ‘나팔 울리면’, 테너 박성효가 ‘성경의 말씀이 응하리라’를 부르면서 다시 이 고통과 좌절은 희망과 승리로 급반전되어 올랐다. 합창 ‘죽임당하신 어린 양’, ‘할렐루야’로 1시간 30분 가량의 연주가 이어지자 드디어 그리스도의 태어나심과 사심, 수난당하심과 속죄하심, 부활하심과 승리하심이 한 드라마로 그려지며 오늘이 바로 그 거룩한 삶을 사신 당신이 태어나신 그 날임을 다시 깨닫게 됐다.

이경희 담임목사는 메시아 연주 중 설교를 통해 “우리 교회는 작은 교회이지만 우리의 이 연주는 오랜 시간 준비하고 노력한 것이다. 오늘의 연주회가 주님께 영광이 되고 우리에게 은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휘와 테너를 맡은 전성진 목사는 “주님 앞에 많이 부족했으나 성공적인 연주였다”고 평하며 “곡 중간 중간에 재즈적인 요소를 가미한 것이 성도들의 음악 감상을 도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메시아 연주회에는 시카고지역한인교역자회 최문선 목사가 방문해 축하했으며 박인혁 목사, 서기곤 목사, 유정환 목사 등 시카고목사부부합창단 관계자가 대거 방문했다. 갈릴리교회의 이경희 담임목사는 합창단의 상임위원, 전성진 음악목사는 지휘자, 신정철 협동목사는 기타 연주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