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이 다가오면, 옛날에 읽었던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동화가 생각이 납니다.
한 소년 친구를 위해 자기가 가진 것을 모두 주면서도 사랑하는 친구 소년이 행복하기만 하면 그것으로 행복해 했다는 나무 이야기...
이 땅에 오셔서 당신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며 행복해 하시고 결국에는 우리를 위해 죽으시면서도 우리가 행복하기만을 바라신 주님 이야기...
올해 성탄절을 기다리면서 다시 마음속에 떠올라 이미 잘 아시겠지만 다시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 * * * *
옛날에 나무 한 그루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나무에게는 사랑하는 소년이 하나 있었습니다.
매일같이 그 소년은 그 나무에게로 와서 떨어지는 나뭇잎을 한 잎 두 잎 주워 모았습니다. 그러고는 그 나뭇잎으로 왕관을 만들어 쓰고 숲 속의 왕자 노릇을 했습니다. 소년은 나무줄기를 타고 올라가서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그리고 사과도 따먹곤 했습니다. 나무와 소년은 때로는 숨바꼭질도 했지요. 그러다가 피곤해지면 소년은 나무 그늘에서 단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소년은 나무를 무척 사랑했고...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소년도 점점 나이가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홀로 있을 때가 많아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이 나무를 찾아왔을 때, 나무가 말했습니다. "얘야, 내 줄기를 타고 올라와서 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사과도 따먹고 그늘에서 놀면서 즐겁게 지내자“ 그러나 소년은 "난 이제 나무에 올라가 놀기에는 다 커 버렸는걸. 난 물건을 사고 싶고 신나게 놀고 싶단 말이야. 그리고 돈이 필요하고. 내게 돈을 좀 줄 수 없겠어?“ 하고 대꾸했습니다. “미안하지만, 내겐 돈이 없는데.” 나무가 말했습니다. “내겐 나뭇잎과 사과밖에 없어. 얘야, 내 사과를 따다가 팔지 그래. 그러면 돈이 생기겠고, 그리고 너는 행복해지겠고.“
그리하여 소년은 나무 위로 올라가서 사과를 따서는 가지고 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떠나간 소년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고... 그래서 나무는 슬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이 돌아왔습니다. 나무는 기쁨에 넘쳐 몸을 흔들며 말했습니다. “얘야, 내 줄기를 타고 올라와서 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즐겁게 지내자” 그러나 소년은 “난 나무에 올라갈 만큼 한가롭지 않단 말이야”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는 또 말하기를 “내겐 나를 따뜻하게 해 줄 집이 필요해, 아내도 있어야겠고, 어린애들도 있어야겠고, 그래서 집이 필요하단 말이야. 너 나에게 집 하나 마련해 줄 수 없니? 나에게는 집이 없단다”. 나무가 말했습니다. “이 숲이 나의 집이야, 하지만 내 가지들을 베어다가 집을 짓지 그래. 그러면 네가 행복해질 수 있을 거 아냐.“
그리하여 소년은 나무 가지들을 베어서는 자기 집을 지으려고 가지고 갔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떠나간 소년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그가 돌아오자 나무는 하도 기뻐서 거의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리 와, 얘야.”나무는 속삭였습니다. “와서 놀자.” 그러나 소년은 “난 너무 나이가 들고 비참해서 놀 수가 없어.”고 말했습니다. “난 여기로부터 나를 먼 곳으로 데려갈 배 한 척이 있었으면 좋겠어. 너 내게 배 한 척 마련해 줄 수 없겠니? “내 줄기를 베어다가 배를 만들렴.“하고 나무가 말했습니다. “그러면 너는 멀리 떠나갈 수 있고... 그러면 행복해질 수 있겠지.“
그러자 소년은 나무의 줄기를 베어가지고 배를 만들어 타고 멀리 떠나 버렸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으나...
정말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소년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얘야, 미안하다, 이제는 너에게 줄 것이 아무 것도 없구나... 사과도 없고.." "난 이가 나빠서 사과를 먹을 수가 없어." 소년이 말했습니다. "내게는 이제 가지도 없으니 네가 그네를 뛸 수도 없고..." "나뭇가지에 매달려 그네를 뛰기에는 난 이제 너무 늙었어." 소년이 말했습니다. "내게는 줄기마저 없으니 네가 타고 오를 수도 없고..." "타고 오를 기운이 없어." 소년이 말했습니다.
"미안해," 나무는 한숨을 지었습니다. "무언가 너에게 주었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내게 남은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단 말이야. 나는 다만 늙어 버린 나무 밑둥일 뿐이야, 미안해..." 그러나 소년은 "이제 내게 필요한 건 별로 없어. 앉아서 쉴 조용한 곳이나 있었으면 좋겠어. 난 몹시 피곤해."라고 말했습니다.
"아, 그래?" 나무는 안간힘을 다해 굽은 몸뚱이를 펴면서 말했습니다. "그러면, 자, 앉아서 쉬기에는 늙은 나무 밑둥이 그만이야. 얘야, 이리로 와서 앉아. 앉아서 쉬도록 해".
소년은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