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올해 추수감수주일이며 오는 27일은 감사절입니다. 아시는 대로 우리가 사는 미국에서의 감사절은 전통적으로 매년 11월 네 번째 주 목요일로 정해져 있지만 행정상으로는 해마다 대통령이 감사절 일자를 정해서 국가 기념일로 선포하므로 지켜집니다. 그래서 해마다 11월 중순이 되면 대통령이 그 해 “Thanksgiving Day"를 선포하는 선언문(Proclamation)이 나오는데 금년은 예년에 비해 한 주간쯤 늦게 어제(11/21)서야 발표가 되었습니다.

해마다 이맘쯤이 되면 우리는 한 해 동안 살아온 우리들의 삶을 돌이켜 보게 됩니다. 감사하게도 우리는 믿음 때문에 지난 한 해 동안 우리에게 일어난 모든 일, 즉, 우리 자신이나 가정, 직장이나 세상에 일어난 모든 들이 하나님의 섭리요, 은총이라고 믿고 이를 감사하므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데, 이렇게 감사할 수 있다는 것이야 말로 정말 믿는 자들에게만 주시는 특별하신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것을 보면 사람마다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역사를 보더라도 시대에 따라 사람들이 사는 모습에 다른 점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그러나 어느 시대를 산 사람이건 그들의 삶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삶의 모습은 많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한 해를 살아가는 것에서 크게 다를 것이 없는 것은 그리 놀라울 일도 아닙니다. 더구나 같은 시대에 그것도 같은 지역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의 모습이 비슷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비슷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자신이 살아가는 삶에 대한 고백은 사람마다 참 많이 다릅니다. 물론 처한 형편과 처지가 다르기 때문에 고백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비슷한 형편과 처지에서 살면서도 고백이 다른 것은 아마도 삶에 대한 우리의 마음이 달라서가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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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는 며칠 전부터 산 너머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의 정체에 대하여 마을 사람들 사이에 말이 많았지만 그러나 아무도 정확하게 그게 무슨 소린지 아는 이는 없었다. 마을에서 오래 살아온 나이 많은 노인들도 전에 들어본 적이 없는 소리였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젊은이 하나를 보내어 산 너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보냄을 받은 젊은이는 산봉우리에 올라 멀리 골짜기 아래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가까이 내려가 보니, 사람들이 줄을 서서 저마다 커다란 돌을 정으로 쪼고 있었다.

젊은이가 맨 끝에서 일하는 남자에게 다가가 물었다.
“지금 무슨 일을 하는 겁니까?”
그러자 남자가 투덜거리며 대답했다.
“어휴! 이 지겨운 일이 끝날 때까지 시간을 때우고 있는 거야”
젊은이는 다시 그 옆에서 일하는 여인에게 물어보았다.
“미안합니다. 지금 뭘 하고 있는 건가요?”
그 여인이 대답했다.
“식구들과 먹고 살려고 돈 버는 중이라오.”
젊은이가 세 번째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실례지만 지금 무얼 하고 있는 겁니까?”
“보다시피 아름다운 조상(彫像)을 깎고 있소.”
젊은이는 그 옆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에게 물었다.
“지금 무슨 일을 하시는 겁니까?”
“교회 건축 일을 돕는 중이오.”
“아하, 이제 좀 알 것 같네요.”
젊은이가 다시 그 곁에 있는 다른 여인에게 물었다.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건가요?”
“교회 짓는 일로 마을 사람들과 나중에 태어날 후손들을 돕고 있다오.”
“좋군요!”
젊은이가 옆 사람에게 물었다.
“그럼, 당신은?”
그가 대답했다.
“앞으로 여기서 하나님을 예배할 사람들을 섬기고 그 일을 통해서 나 자신을 깨우치고자 교회 건축을 돕고 있소.”
거기 일터에는 한 사람이 더 남아 있었다. 나이는 많아 보였지만 눈이 빛났고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어르신께서는 지금 무슨 일을 하고 계신 겁니까?”
“나 말인가?”

노인이 웃으며 대답했다.
“무얼 하고 있느냐고? ‘나’라는 물건은 여러 해 전 하나님께 흡수당했다네. ‘나’가 있어야 그자가 뭔가를 하지. 모든 사람을 깨우쳐 당신께 돌아오게 하시려고 지금 하나님께서 이 육신으로 일하고 계시는 걸세!”

일곱 사람이 모두 다 같이 돌을 쪼개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지금 얼마나 다른 일들을 하고 있는가? (Roger Walsh의 “Essential Spirituality“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