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재촉하는 가을의 끝자락에서 모닥불에 타는 낙엽 냄새, 아름다운 한 편의 시와 함께 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버지니아 제일침례교회(담임 김제이 목사)는 지난 16일 주일 저녁을 ‘낙엽제’로 보냈다.

"각자의 일과 학업 때문에 앞만 보고 달려왔던 일상, 모든 근심 걱정을 내려 놓고 낙엽 타는 냄새와 한 편의 시에 잠시 마음을 맡겨보세요."

버지니아 제일침례교회 김제이 담임 목사는 학부 시절 문학에 깊이 심취했던 문학도였다고 한다. 그는 "사람들이 시 한편 즐길 여유 없이 살아가는 모습이 참 안타깝다."며 이 자리를 마련한 동기를 밝혔다.

이날 밤에 모닥불 앞에 모인 이들은 김제이 목사가 낭독하는 시를 들으며 군고구마를 구워 먹으면서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신앙도 좋고, 열심도 좋지만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고, 문화를 즐길 줄 아는 것도 중요한 것입니다."

이후 실내로 자리를 옮겨 김제이 목사는 청년들에게 위의 메시지를 전했다. 늘 설교만 하고 상담만 할 것 같았던 담임 목사님이 분위기를 잡아가며 낭만을 이야기 하니 청년들은 사뭇 진지하다.

12월에는 청년들과 함께 뉴욕 맨하탄의 밤거리를 즐겨보기로 약속하는 김 목사. 간만에 마련한 낭만적인 자리, 타오르는 모닥불과 함께 가을 밤은 깊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