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호스톤의 바이블 벨트(Bible belt)에 있는 교회들은 물질적, 영적으로 부족함이 없다. 그 교회들 중 가장 큰 레이크우드(Lakewood) 교회에는 심각한 교통 불편에도 불구하고 매주 3만여명의 성도들이 찾아 든다.

레이크우드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조엘 오스틴 목사는 1999년 목회직을 이어 받았을 당시보다 교회 성도수를 4배나 불렸다. 그는 TV에 자주 출현한다. 매주 7백만명의 성도들이 방송을 통해 그의 설교를 듣는다.

교회 규모만큼 교회의 사회적 공헌도 만만치 않다. 작년 한해 레이크우드 교회의 재단이 출현한 기부금 액수만 5천 5백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오스틴 목사가 목회직을 물려받을 당시보다 4배나 증가한 수치다.

이와 같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올해 오스틴 목사는 9천만 달러를 들여 호스톤 다운타운의 컴팩센터를 인수해 1만 6천여 성도를 수용할 수 있는 교회로 전환시킬 계획이다. 이와 같은 계획이 추진되면 레이크우드 교회는 오스틴 목사의 TV 출현을 위한 최첨단 무대와 5천여 어린이들을 위한 주일학교 공간을 갖추게 된다. 그는 이를 통해 성도수가 10만에 육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와 같이 '성공적인' 복음주의 교회가 지성전을 세우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올해 美 남침례교단은 1천 8백여 교회를 '이윤을 창출하는 시장전략'에 따라 '이식'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남침례교단 NAMB 대변인 마틴 킹은 "우리는 목축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위한 카우보이 교회, 오토바이 애호가들을 위한 모터싸이클 교회 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펜실베니아 주립대 사회학과 로저 프링크 교수는 "복음주의 교회들의 기업적 성장 전략은 종교계 시장 점유율에 있어 절대적인 이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복음주의 계열 메가처치들의 성장을 카톨릭과 감리교회 등의 주류교회들의 쇠퇴현상과 대비시켜 해석했다.

카톨릭교회는 미국내에서 '명목적인' 성장을 해 왔지만 그것은 멕시칸 이민자들의 증가에 따른 것이었으며 그것을 제외하면 카톨릭교회는 오랜기간 침체, 쇠퇴기를 걷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경향은 최근 카톨릭교회 성직자들의 성추문과 성직 기피현상, 그리고 재정적인 위기로 인한 카톨릭 교회와 학교의 폐쇄 등을 볼 때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와 마찬가지로 20세기 미국을 이끌었던 프로테스탄트의 주류 교단들(UMC와 미 성공회 등)도, 마치 GM의 쇠퇴와도 같이, 쇠퇴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조직적, 신학적인 유연성을 갖춘 복음주의 교회들은 현대적 문화를 교회에 끌어들이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바티칸의 권위적 서열과 질서속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문화적 예배들이 복음주의 교회들안에서는 시도되고 장려되었으며 교회의 벽도 그만큼 낮아진 것이다.

낮아진 교회의 벽으로 성도들은 몰려들었다. 1980년대에 50여개에 불과하던 메가처치(출석성도수 2천명 이상의 교회)가 현재 880여 교회로 늘어난 것이다.

복음주의 교회들의 승리는 미국의 정치를 포함한 사회전반에 깊숙히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전통적으로 미국 사회를 움직이는 엘리트 그룹은 UMC나 성공회와 같은 주류교회들 출신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롯하여 상당수의 지도층 인사들이 복음주의 계열의 신앙인들이다. 특히 현 공화당의 지지도는 대부분이 복음주의자들에 의한 것이라는 점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60년대와 1970년대 뛰어난 복음주의자였던 빌리그레함은 성직과 정치의 분리를 추구했지만 1980년대 들어와서 상황은 변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복음주의 교회의 사회적 영향력 확장은 사회적 긴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전통적 주류교회들도 "예수가 자본주의자였나"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복음주의 교회의 정치적, 경제적 입장에 대해 반기를 들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