쾨니히 & 바우어, 반출, PWM, 갤러리, 게리츠... 혹시 이런 기업들을 알고 있습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들어보는 이름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기업들은 각기 자기 분야에서 세계 선두를 달리는 회사들입니다. 각각 화폐 인쇄기, 쇼핑카트, 목장에서 사용되는 전기 울타리, 극장에서 쓰이는 무대장치 제조업체 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기업규모는 작지만, 틈새시장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세계 최강자 자리에 올랐고, 오늘도 지칠 줄 모르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세계화 시대의 진정한 승자는 이처럼 눈에 띄지 않고 이름 없이 숨어있는 1등들 (Hidden Champions) 이라고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 (Hermann Simon) 박사는 강조합니다. 알려지지 않은 작지만 강한 기업, 강소 (强小) 기업들이 세계 경제의 숨은 챔피언으로 경기 부침과 상관없이 승리의 질주를 계속하고 있는 것 입니다.

헤르만 지몬 박사는 지난 20년 동안 전 세계의 히든 챔피언 2,000개를 조사, 그들의 성공 비결을 분석했습니다. 그는 매출액이 30억 달러 이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3위권 이내, 또는 해당 대륙에서 1위인 기업, 그러면서도 대중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기업을 히든 챔피언으로 정의했습니다. 2005년을 기준으로 히든 챔피언 기업들의 평균 매출액은 4억 3천만 달러, 포천 (Fortune) 500대 기업 중 가장 규모가 작은 기업의 30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지난 10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8.8%, 세전 투자 수익률은 13.6%에 이릅니다. 2006년 포천 500대 기업의 세전 투자수익률 5~6% 와 비교해도 엄청난 차이입니다.

이러한 우수한 경영 실적을 가진 챔피언들이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이유는 첫째로 자연스러운 이유로서 생산제품이 일반 소비자에게 잘 드러나지 않는 것들입니다. 히든 챔피언 기업의 69.1%가 일반 소비재가 아니라 기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산업용 제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의도적으로 회사를 알리는 것을 꺼리는 기업도 많습니다. 필요이상의 광고가 불필요한 과당경쟁을 야기할지도 모릅니다. 이들은 오직 좋은 제품 만드는 일에만 집중하고자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직 고객만이 진정한 가치를 알아준다고 믿고 있습니다. 많은 경영학자들이 세계적인 대기업을 연구하는데 반해, 지몬 박사가 히든 챔피언에 주목하는 이유는 세계에서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를 미국이나 중국, 일본으로 알기 쉬운데 뜻밖에 독일이라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독일은 적어도 2002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수출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단하나, 중소기업이 엄청나게 강하기 때문입니다. 독일의 중소기업은 약 1,000개의 시장에서 세계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1,000개의 히든 챔피언의 승리가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독일을 세계 최고 수출국으로 우뚝 서게 한 것입니다.

히든 챔피언들의 성공 비결을 압축해서 말한다면 두 마디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집중 (Focus)과 세계화 (Globalization) 전략입니다. 세계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고, 시장을 좁게 정의 내립니다. 예를 들면 ‘빈터할터 가스트로놈’이라는 식기 세척기회사는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식기 세척기로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하여 상업용 식기 세척기의 세계적인 강자가 되었습니다. 풍력 발전기 제조분야에서 독일 1위 기업이며 세계 2~3위를 다투는 ‘에네르콘(Enercon),'이라는 회사가 있는데 1984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풍력 터빈과 관련한 전 세계 특허의 40% 이상을 소유하고, 이 분야 기술을 선도합니다. 가격이 경쟁사보다도 20%가량 비싼데도 매년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우수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75%이상의 부품을 자체 생산하여 운반도 회사 소유 선박으로 직접 합니다. 판매제품에 대해서는 12년간 점검, 수리 및 모든 돌발 사태를 책임지고 해결해주는 보증 제도를 운영합니다. 거대한 발전 설비의 챔피언이 있는가 하면 단추의 챔피언도 있습니다. ’크노프(Knopf)'라는 단추회사는 25만 가지의 단추를 생산하는 단추 전문회사로 단추분야에서의 막강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1등의 기회는 주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1등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1등은 경쟁환경조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실력에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해도 실력향상에 게으르지 않고,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실력을 보유할 수 있다면 어디서나, 언제까지나 챔피언으로 군림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자기 전문분야에서의 챔피언을 뺏기지 않아야 합니다. 패배하는 사람은 패배의 핑계를 찾습니다. 그러나 승리하는 사람은 승리하는 비결만을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