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목회, ‘위로’가 다는 아닙니다
“우리교회는 위로보다는 훈련이 강한 교회입니다. 제대로 인생 걸고 믿을 사람만 오라고 하죠. 개척 이후 5년 동안 500명 정도 등록했던 사람들이 다 남아지진 않았지만, 한 비전을 갖고 목숨 걸고 헌신할 수 있는 리더 50명이 세워졌어요. 이제 한인들을 밀알로 삼아, 70개 이상의 민족을 섬기는 다민족 교회로 발돋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민목회는 위로목회라는 보이지 않는 공식이 있다. 사실 내 나라 벗어나 타국에서 성실과 끈기를 무기로 1년 365일 쉬지 않고 일하는 이민자들에게 교회만한 안식처도 없다. 하지만 시온인터네셔널교회 고재동 목사의 이민목회는 조금 특별하다. 고 목사는 위로와 안식만 바라고 더 이상의 성장도, 헌신도 꺼려하는 성도들은 차라리 다른 교회 다니시라고 당당하게 권한다. 보이지 않는 영적전쟁이 치열한 마지막 때에, 그리스도의 ‘특공대’를 세워 세상의 견고한 진을 무너뜨리는 ‘전략적 선교’를 외치는 고재동 목사를 만나봤다.

철저한 제자훈련으로 그리스도의 강한 군사 세운다
“저는 에너지의 반은 제 자신에게 투자합니다. 심방이나 여러 사역은 셀리더들에게 맡기고, 일주일에 3일은 기도하고, 공부하고, 책 읽고 연구하는데 온전히 사용하거든요. 리더를 양육하면서 ‘성경 읽고 큐티 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 할 정도로 강하게 훈련하는데, 사실은 제가 가장 많이 훈련 받고 변화됐어요. 저부터 당당하지 못하면, 가르칠 수 없잖아요.”

시온교회의 리더훈련은 한 마디로 ‘강하다’. 제자도와 기본 양육과정에 2년, 사역훈련에 1년을 할애하고 30권의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 선교훈련을 위해서 600페이지 분량의 ‘미션퍼스펙티브’도 필수다. 훈련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순종’이다. 특히, 많은 책을 읽게 하는 것은 성경을 읽거나 기도를 해도 자기 생각과 관점에서 하는 것을 막고, 객관적으로 검증된 양서를 통해 균형 잡힌 시각과 올바른 방향을 잡아주기 위함이다.

▲성경보고, 기도하고, 육을 쳐서 삶을 복종하고자 하는 제자를 기르는 리더훈련 과정.
이렇게 길고 고된(?) 훈련과정을 따라올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고재동 목사의 대답은 의외다.

“저도 이민자인데 왜 힘들고 아픈걸 모르겠어요. 다윗의 아둘람굴 아시죠? 다윗이 그곳에 숨었을 때 모여든 사람들은 모두 상처받고 빚진 자들이었어요. 다윗은 이들에게 새로운 왕국에 대한 꿈과 소망을 심어줬고 강하게 훈련시켰죠. 이들은 후에 다윗 왕국을 세우는 핵심멤버들이 됐어요. 이민생활 하면서 주어진 환경 때문에 힘이 빠진 이들이 많습니다. 이들을 위로하기 보다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을 심어주면, ‘아 나 같은 사람을 사용하시는 구나!’ 감격하고 더 헌신하고 훈련하게 되요. 상처받은 치유자(Wounded Healer)로 거듭나는 거죠.”

‘하나님과 성령님이 원하시는 그대로 해보자’
고재동 목사가 처음부터 다민족 사역을 비전으로 품고 미국땅을 밟은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6년간 부목사 사역을 잠시 접고, ‘쉬면서 공부나 하자’는 생각이었다. 그가 대면한 애틀랜타는 쓴 뿌리도 많고, 실패자도 많아 강퍅한 땅이었다.

2003년 5월 기도 가운데 ‘지존자가 친히 시온을 세우리라(시편 87편 5절)’는 말씀을 통해 개척에 대한 강한 부담감을 주셨다. 6월 1일, 첫 예배를 드릴 때 어떻게 알고 찾아온 청장년 9명이 함께 예배를 드림으로 시온인터네셔널교회가 시작됐다. 가정교회로 시작해 한 목사님의 배려로 개인 사무실에서 예배를 이어갔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새로운 예배처소를 찾던 중, 로랜스빌 소재 8200 스퀘어피트의 오피스 건물을 빌리기로 결정했다. 장년 출석 50여명으로 어림도 없는 큰 모험이었다. 하나님 은혜로 교회는 장년 120명, 교육부 80명으로 성장했고 이번에는 더 큰 모험을 감행했다. 2006년 10월 둘루스 소재 19,000 스퀘어피트의 현재의 장소에 이전해 지속적인 성장과 부흥을 경험하고 있다.

“따지고 쟀으면 절대 그렇게 큰 장소를 빌리지 못했을 겁니다. 돈이나 이성이 아닌 믿음을 따랐죠.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믿음으로 가니 하나님께서 역사하셨어요. 목회도 그래요. 초대교회처럼 성경대로 가면 교회가 살아나지만, 생각과 계산대로 목회하고 경험과 신학으로 하려고 하면 안됩니다. 늘 소망하는 것은 ‘하나님과 성령님이 원하시는 그대로 해보는 것’입니다. 말씀을 중심삼고,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구하고 귀 기울이다 보면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그 자리’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유스그룹을 중심으로 봉사하고 있는 해비타트 사역을 통해 지역사회에 대한 헌신도 놓치지 않는 시온인터네셔널교회.
전략적 선교로 마지막 대부흥을 준비하는 교회
시온인터네셔널교회의 비전과 목표는 미국이나 한인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고재동 목사가 기도하는 가운데 개척의 부담과 함께 주신 8가지 비전을 토대로, 첫째는 ‘다민족교회’, 둘째는 ‘전략적 선교’, 셋째는 ‘부흥의 통로로 쓰임 받는 교회’다.

다민족교회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스스로 평가한다. 지금까지 약 2년간 타인종 목회자를 청빙해 영어권 사역을 맡겼지만, 각자 예배를 드리면서 오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생각만큼 열매가 없었다고 한다. 이에 얼마 전부터 대 예배를 통합해 하나의 말씀을 먹고 하나의 비전을 품고 한 목표를 향해 가도록 방향을 선회했다. 한인들이 한 알의 밀알로 썩어져 섬기면서 민족에 상관없이 함께 예배하고, 각 언어권의 디렉터가 양육과 훈련은 민족별로 진행한다.

특별히, 전략적선교에 대한 고 목사의 꿈과 비전은 확신에 차있다.

▲2~300권의 책을 먼저 읽고, 그 가운데 2~30권을 추려 리더양육을 위한 필독서로 삼은 고재동 목사는 '리더를 훈련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 앞에 철저히 낮아지고 훈련받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고백한다.
“타겟을 정확히 정해서 먼저 하나님의 임재를 불러 일으키고, 도시를 잡은 강한 자를 결박하며, 집중적으로 중보기도 하는 전략적 선교가 필요해요. 앞으로 우리 교회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전세계 선교단체, 선교사와 네트워크해서, 각 선교지의 시급한 문제를 놓고 몇 백 명이 함께 중보기도하고, 가서 돕고, 재정적으로 후원하는 선교 베이스 역할을 할 것입니다. 다민족 8만 명, 한인 2만 명이 함께 예배하는 다민족교회로 성장해, 미국 내에 50개 교회를 세워 예산의 50%를 선교에 사용한다면 놀라운 역사가 일어나지 않겠어요?”

훈련되지 않은 사람 1,000명보다 훈련된 사람 10명을 택하겠다는 고재동 목사. 교인이 늘고 주는 것보다는 ‘오직 믿음을 지키며, 하나님의 말씀을 절대적인 진리로 믿고 순종하는 사람들, 마지막 대부흥을 준비하며 도시와 지역을 사로잡고 있는 어둠의 영을 파쇄하고 성령의 강력한 임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교회’로 세워나가고자 오늘도 묵묵히 헌신하는 고재동 목사와 시온인터네셔널교회의 행보가 주목된다.

**시온인터네셔널교회는 주일 오전 8시 30분 1부 예배를, 오전 10시 45분 한어와 영어권이 함께 통역이 제공되는 합동예배를 드린다. 이외에도 나이별로 구분된 교회학교 예배와 중고등부 예배, 청년부 예배가 주일에 마련된다. 수요일 오후 8시에는 수요기도회가, 금요일 오후 9시 열린찬양예배가 열리며, 특히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또는 오후에 중보기도 모임이 활발하다. 장소는 2855 Premiere Parkway, Suite A, Duluth, GA 30096, 문의 (770) 495-7270, 홈페이지 www.zioninternationalchurch.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