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희 집 부엌에 개미 떼가 출몰합니다. 아주 작은 개미들입니다. 싱크 주변에 아무 것도 없을 때는 가끔 한 두 마리가 눈에 띕니다. 그러다가 치우지 않은 음식, 특히 단물이 담긴 음식 찌꺼기가 남으면 순식간에 까맣게 덮힙니다.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해서 터마이트 걱정까지 하게 만들지만 개미 떼를 보면서 신기한 감동을 느끼기도 합니다.

개미들은 분명 한 마리의 여왕개미를 정점으로 하는 콜로니 소속일 것입니다. 개미들이 줄 지어 다니는 길을 아무리 따라 가도 여왕개미가 있는 본채는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개미들은 본채에서 상당히 먼 거리를 나와서 각자의 사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두 마리의 개미가 돌아다닐 때를 가볍게 여기면 안 됩니다. 그들은 척후병입니다. 한두 마리가 음식을 발견하면 즉각 수많은 개미들에게 연락이 됩니다. 처음 발견한 개미들은 특별하게 생기지도 않았고 특별한 능력을 가지 개미도 아니지만 순식간에 수백, 수천 마리의 개미들은 앞장섰던 개미를 따라 할 일을 하기 시작합니다.

일단 수백 마리의 개미 떼가 모일 때 보면 무척이나 무질서 합니다. 서로 부딪히기도 합니다. 전혀 반대 방향으로 분주히 움직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개미들은 자기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고 있고 입에 문 먹이를 어디로 가져가야 할 지 그 향방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극도로 무질서 한 상황 같지만 할 일을 잊지 않고 모두가 가야 할 방향을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개미 떼를 보고 먹을 것을 치우면 개미들은 갑자기 할 일을 잃어 버립니다. 그들은 곧 임무를 바꿉니다. 우왕 좌왕 무실서는 더 깊어 지는 것 같아도 그들은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이제 새로운 먹거리의 대박을 찾아 뿔뿔이 나눠집니다.

지난 주일에 헌당 예배를 멋지게 드렸습니다. 참석하신 1000명에 가까운 손님들과 교우들이 빠짐없이 감격을 누리고 기쁨을 채우고 감사를 드리는 자리였습니다. 얼마나 많은 교우들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헌신과 희생을 드렸는지 모릅니다.

개미의 공동체가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설계하신 대로 신비한 모습으로 살아 움직이듯이 한빛지구촌교회의 성도들도 가장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헌신하셨습니다. 제 눈에는 신기하고 감격스럽기만 합니다.

성도들이 향방을 잃지 않습니다. 때로는 한 구석에서 움직이는 방향이 어수선하여 부딪히는 경우도 있지만 모든 성도들이 각자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고 섬기고 뛰고 채웠습니다. 눈에 미치지 못하는 곳을 챙기는 손길에서 부담과 걱정을 담고 수시로 헌금하시고 일꾼들 음식을 준비 해 주시고, 며칠 씩 밤을 새면서 도저히 무리라고 여겼던 일들을 끝내시고, 쎌교회마다 쎌지역마다 맡은 음식과 음료들을 모아서 주일 예배 후 두어 시간 만에 손님들이 감탄해 마지 않았던 식사와 선물들을 준비하는 등 모두가 각자 할 일을 정확하게 찾아 채워 주셨습니다. 앞장 서는 사람이 한두 명 있을 때 따라 주고 도와주고, 거의 무질서하게 모이는 상황에서 놀라운 질서를 이루어 하나님께 영광드리고 감사의 제사를 드리는 향방을 잃어버리지 않는 놀라운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저는 우리 교회 성도들과 평신도 지도자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성도들이 주님을 섬기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한 감동을 느낍니다. 모든 영광과 찬양이 오직 하나님께 상달되었음을 확신합니다.

<위 칼럼은 지혜와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의 모임인 '연우포럼'(www.younwooforum.com)과 합의하에 전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