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복음이 들어온 것은 120여 년 전이다. 선교사가 땅에 발을 딛지도 못하고 배를 돌려 갈 수밖에 없었던 땅에 이제는 5만3천여 개의 교회가 세워졌고 국민의 약 25%가 개신교 교인이 됐다. 또한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수의 선교사들을 해외에 파송해 전세계 180여개국 1만8천여 명의 선교사가 곳곳에 퍼져 있다. 서양 선교사들은 그들의 선교 역사에서 한국 선교를 가장 성공적인 사역 가운데 하나로 간주하고 있다.

한국교회 성장에 기여한 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선교학적으로 볼 때 가장 주요한 원인은 ‘토착교회 설립’이다. 현재 많은 선교사들이 해외에 교회를 세우고 있지만 약하고, 선교사에 의존적이며 재생산하지 못하는 곳으로 남아 있다. 박기호 교수는 이 원인을 ‘외국 선교사들의 현지인 채용’이라고 꼽았다. 즉 자립적이고 독립적인 교회가 아니라 재정적 지원 등을 통한 현지교회의 종속화 현상이다. 이는 교회의 자립심을 떨어뜨리고 교회가 현지 문화 속에서 건강하게 자라는 것을 방해한다.

29일 박 교수는 ‘타문화권 교회개척-건강하고 재생산하는 토착교회 설립을 위해’라는 제목으로 선택강의를 인도했다. 박 교수는 필리핀에서의 선교 경험과 선교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실례들을 들어 강의를 진행했다.

박 교수는 “교회 개척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단언하고 “교회 개척은 세계 복음화를 위한 최고의 방법”이라고 전하며 강의를 열어 나갔다.

“선교사들이 교회 개척에 대해 누구에게도 배우지 못한 채로 선교지로 떠나 기존의 방식을 답습, 반복하는 것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현지에서 목회자를 월급을 주고 채용하고, 선교금으로 건물을 사서 교회를 지어주는 방법으로는 결실을 낳지 못합니다. 구원받은 사람의 수보다 프로젝트를 우선하는 교회는 건강할 수 없죠.”

많은 선교지들이 후원지에서 오는 헌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외국인의 헌금으로 현지인들이 월급을 받고 교회가 세워지는 것은 현지에서 교회가 자생할 수 있는 길을 막는다. 반면 자치, 자립, 자전하는 토착교회는 스스로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고 발전해 나간다.

토착교회 설립 원리는 윌리엄 케리가 주도했던 해안선교시대, 허드슨 테일러가 주도한 내륙선교시대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선교 지도자들이 끊임없이 주장해 온 선교 원리이다. 이 원리에 따라 세워진 인도, 중국, 베트남, 파푸아뉴기니, 한국교회는 놀랄만한 성장을 이뤘다.

박 교수는 “선교지에 세워진 교회가 자치, 자립, 자전하는 교회가 되고 자체적으로 선교하는 교회로까지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님 나라를 향한 목적이 바르게 세워져 기도와 성경 말씀에 의지해 모범을 보이고 선교하는 교회가 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립은 정신이지 가난함과 부유함에 영향받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자립을 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짧은 시간 내 욕심을 이루려는 선교사의 욕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지인들에게 헌금하는 법을 가르치고, 현지인들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사역자로서 인정해야 한다”며 “자립하고 스스로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외국인이 토착교회를 방해하지 않도록 하는 길이 건강한 현지 교회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설명하며 강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