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이 일천번제를 하나님 앞에 드리고 난 후에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의 믿음을 기특하게 여기신 하나님께서 솔로몬의 소원을 들어주기를 원하셨습니다. 너의 소원이 무엇이냐? 내가 들어주겠다. 우리 같으면 소원 List를 만들어 놓고 혹시 빠진 것이 없는 가 부산을 떨었을 터인데, 뜻밖에도 솔로몬은 단 한가지의 소원만을 하나님께 아룁니다. “지혜로운 마음을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 (왕상 3:9)” 장수도 구하지 않고, 부도 구하지 않고, 능력도 구하지 않고 단지 지혜만 구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대답에 마음이 흡족하셔서 분별할 수 있는 지혜뿐만 아니라 그가 구하지 않은 것까지 덤으로 얹어서 주셨습니다.

솔로몬의 분별의 지혜는 유명한 솔로몬의 재판에서 그 진수가 나타납니다. 두 여인이 한 갓난아기를 놓고 각기 자기의 아기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요즈음이라면 유전자 분석을 하겠지만 당시로서는 참 어려운 재판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 때에 솔로몬은 기발한 판결을 내립니다. 아기를 둘로 쪼개서 나누어주라고 했습니다. 아기의 친 어미는 질겁하고 아기를 포기하고 맙니다. 솔로몬 왕은 아기를 포기한 여인에게 아기를 주라고 명령합니다.

세계의 문호 세익스피어는 베니스의 상인이라는 그의 대표적인 작품에 솔로몬의 재판을 원용합니다. 안토니오는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돈을 꿉니다. 안토니오가 돈을 갚지 못할 시에는 그의 살을 떼어주기로 약속합니다. 그런데 일이 꼬이려고 안토니오의 배가 파선되고, 그는 돈을 갚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샤일록은 회심의 미소를 띠며 재판을 해서 살을 떼어낼 수 있다는 판결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명 재판관 포샤는 살은 떼어내되 피는 한 방울도 흘릴 수 없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계약서에는 살만 떼어내게 되었지, 피는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혜는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주고 분별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 합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여러 경우에 분별이 필요합니다. 분별을 잘못해서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어떤 공부를 할 것인가,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어떤 사업을 할 것인가 결정하는 것도 분별에서 나옵니다. 어떤 사람은 일평생 하는 것마다 지지부진하고 실패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하는 것마다 잘되고 발전하는 것은 운의 문제가 아니고 분별력의 문제입니다.

특히 신앙생활을 할 때에 분별력이 중요합니다. 해야 하는 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분별해야 합니다. 가야만 하는 길과 가서는 안 되는 길을 분별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넓은 길이 아니라 좁은 길을 가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좁은 길이 진리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 길은 힘들고 어려운 길이지만 기필코 가야만 하는 길입니다. 넓고 편한 길은 쉬운 길이지만 멸망의 길입니다. 예수님은 좁고 험한 골고다의 길을 순종함으로써 가셨습니다.

아담과 이브는 누가 아군이고 적군인지 제대로 분별하지 못했습니다. 달콤하게 비위를 맞추는 뱀이 아군인지, 먹지 말 것을 명령하시는 하나님이 아군인지 분별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짓고 말았습니다. 이스라엘의 초대 왕 사울은 제사장 사무엘이 오기로 한 날에 나타나지 않자, 자기가 스스로 하나님 앞에 제사를 드리고 말았습니다. 왕과 제사장의 직분에 대한 사려 깊은 분별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그 결과 사울은 왕의 자리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는 유명한 말씀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믿음과 순종과 충성은 원어 상으로 볼 때에 본래 같은 의미입니다. 따라서 순종하고 충성하는 사람이 분별 있는 사람입니다. 반대로 교만하고 방자한 사람은 분별이 없는 사람입니다. 우리 주위를 돌아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교만하고 방자한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의 분수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분수를 분별할 수 있는 사람은 겸손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우리 성도들이 무엇보다도 먼저 하나님께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지혜로 모든 상황을 잘 분별하여 올바른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물론, 이민의 삶에서 성공하고 존경 받는 성도들이 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