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빌게이츠를 능가할 부자로 가장 유력한 사람은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유명한 세계 부자 가운데서 볼 수 없는 생소한 이름이 등장하는데 2006년 포브스의 중국부자 랭킹1위에 오른 인물로서 중국의 태양전지 모듈제조회사 썬텍의 스정룽(45세) 회장이 그 사람입니다. 중국 부동산 부자들의 부상으로 지난 3월 잠시 9위로 밀렸지만 태양광 에너지의 전망과 회사의 성장 속도를 보면 앞으로 언제든지 1위를 탈환할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스정룽회장은 차세대 세계 최고 부자가 될 중요한 두개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첫째는 신흥시장(중국)을 무대로 삼고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IT를 능가하는 새로운 글로벌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친환경 사업 분야라는 것입니다. 그는 전 세계 부가 흘러가는 두 갈래 길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스정룽회장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빌 게이츠였는데 그 이유는 그는 단순히 돈만 번 것이 아니라 기술과 비전으로 사람들의 삶을 바꿨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자신도 태양광으로 인류 생활에 또 다른 변화를 주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의 별명이 선 킹(Sun King)인 것은 태양광 에너지 분야의 선두 주자라는 뜻입니다. 2001년 썬텍(Sun Tech)을 창업하여 6년여 만에 회사를 태양전지 모듈 생산 세계 1위로, 태양전지 생산 세계 2위로 올려놓았습니다. 그는 태양광 에너지의 전망이 밝기 때문에 10년 이내에 엑손모빌이나 BP같은 석유회사를 앞지를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화석연료에 기반한 현 경제체제에서 엑손모빌은 세계최대 시가총액을 자랑하지만 머지않아 저탄소 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닥칠 경우 70분의 1도 안 되는 썬텍이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썬텍의 성장속도는 그야말로 눈부시다는 표현이 어울립니다. 태양전지를 본격 양산하기 시작한 2003년 1,389만 달러였던 매출이 지난해 13억 4,826만 달러로 4년새 100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2002년 10MW였던 태양전지 생산능력은 올해 그 100배인 1GW로 늘어날 계획입니다. 썬텍의 급성장 비결은 첫째, 투자시기의 타이밍이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5~6년 전부터 독일과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태양광이 빠르게 확산되기 시작했는데 그 시기를 잘 맞춘 것입니다. 둘째, 핵심 기술의 확보입니다. 호주에 유학하면서 앞선 태양전지 기술을 익힌 것이 행운이었던 것입니다. 셋째, 중국에서 저비용 원가구조의 회사를 운영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가 태양광에 입문하게 된 동기는 우연한 계기 때문이었습니다. 호주 유학시절 학비와 생활비가 모자라 돈벌이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구하러 다니다 학교 게시판에 연구조교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찾아갔다가 만난 사람이 태양전지의 세계적 권위자인 마틴 그린교수였던 것입니다. 태양광은 에너지원이 무한하고 그 수요가 무궁무진합니다. 화석연료의 고갈이 전제되고 있는 인류의 미래는 태양광 에너지에 대한 전망을 더욱 밝게 합니다.

하루10~12시간씩 일하는 그는 도전 없는 삶은 지루해서 견딜 수 없다면서 돈은 일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생기는 부산물로서 돈을 좇아가지 말라고 말합니다. 자신의 수입이 얼마인지 따지는 시간에 어떻게 하면 창조적이고 혁신적으로 나갈 수 있을지를 생각 하라고 젊은이들에게 충고합니다. "무엇보다 크게 생각하고 크게 보면 사업의 기회가 더 잘 보입니다. 사람들은 나한테도 기회가 있으면 저 사람처럼 성공할 텐데 라고 핑계를 댑니다.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의 기회만을 보고 불평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생각하고 실행에 옮깁니다. 금은 어디 있든 늘 빛이 납니다. 저는 불평하지 않습니다. 자기 자신을 넘어서야만 남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스정룽회장의 말은 특별한 지혜가 아닙니다. 누구나 아는 평범한 지혜입니다. 성공의 비결은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얼마나 삶속에서 실천에 옮기고 있느냐에 있습니다. 성공은 머릿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루어집니다. 기회는 말로 잡는 것이 아니라 손과 발로 잡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