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맞지 않는 옷, 삐뚤게 쓴 모자, 화려한 장신구들, 랩을 하며 손을 내밀어 흔드는 모습... 모두 ‘힙합’하면 떠오르는 것들이다. 그 중에서도 조금은 반항적인 가사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랩은 힙합의 가장 큰 특징. 그런 랩퍼로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해 캐나다에서 무작정 한국을 찾아온 ‘크리스05’를 만나보았다.

크리스05는 15세때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 캐나다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한국인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해 경영학을 전공하고 현재는 1학년 휴학 중인 상태. 힙합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겠다는 마음으로 캐나다를 떠나 무작정 한국으로 왔다.

모태신앙이지만 5년 전 하나님을 진심으로 믿게 됐다는 크리스05는 캐나다에서의 외로운 생활 가운데 힙합이 자신의 친구가 되어주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하나님께서 힙합 CCM에 대한 비젼을 주셨고, 크리스05는 한국에 오게 되었다.

아직 크리스05의 1집 앨범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디지털 싱글 ‘사랑합니다 나의 예수님 part2’는 인터넷이 공개된 상태다. 음반시장의 불황으로 정식 앨범을 내기 전 인터넷으로 먼저 노래를 발표하는 형식인 디지털 싱글은, 일반 대중 가요계에서는 많이 시도되고 있지만 CCM에서는 크리스05의 이번 디지털 싱글 ‘사랑합니다 나의 예수님 part2’가 처음이다.

‘사랑합니다 나의 예수님 part2’는 CCM가수 이유미의 ‘사랑합니다 나의 예수님’을 힙합 스타일로 편곡한 곡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곡인만큼 처음 들었을 때도 그리 부담이 가지 않는 이 곡은 이유미의 부드러운 보컬과 파워풀한 크리스05의 랩이 잘 어울린다.

하지만 처음부터 크리스05가 이 노래를 부르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처음엔 이유미의 노래에 단지 게스트로만 참여하려 했던 것. 하지만 힙합 스타일로 편곡하면 오히려 크리스05에게 더 잘 어울린다는 주위의 반응에 자신이 직접 부르게 됐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전혀 힙합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노래가 랩과 어울려 크리스05의 노래로 다시 태어난 느낌이다.

“힘든 일도 있었지만 그로 인해 제가 더 겸손해 진 것 같아요”

“크리스천만이 아닌 일반인들도 쉽게 들을 수 있는 정통힙합을 하고 싶어요. 한국엔 아직 힙합이라는 장르의 CCM이 많이 없기에 제가 그 길을 내고 싶습니다”

이렇듯 크리스05가 가진 포부는 크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힘든 순간은 있었다. 캐나다를 떠나 힙합을 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한국에 왔지만 한국을 잘 알지 못했던 크리스05는 제대로 앨범을 내 줄 사람을 만나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 때 캐나다로 다시 돌아갈까도 생각했지만, 이젠 그런 힘든 순간이 하나님께서 주신 믿음의 연단이었음을 크리스05는 깨닫는다.

“힘든 순간들이 있었지만 그런 일들로 인해 제가 더 겸손해 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젠 제가 하는 힙합이 세상의 힙합과 무엇이 달라야 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현재 크리스05의 1집 앨범은 20~30%정도 진행된 상태다. 오는 9월쯤 비로소 정식 앨범이 나온다. 이번 크리스05의 1집 앨범은 북미 스타일의 정통힙합. 북미 정통힙합의 음악과 문화를 거르지 않고 그대로 크리스천 힙합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앨범의 목표다. 이번 1집 앨범에는 일반 대중 가수들도 다수 참여해, 크리스챤이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게끔 했다.

“대한민국 모든 청년들에게 제 노래 들려주고 싶어요”

“대학에서 경영을 전공했지만 이젠 이 길을 계속 걸어갈 생각입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소중한 꿈이니까요”

앞으로도 계속 힙합만을 하겠다는 크리스05에게서 하나님을 향한 신실한 믿음을 엿볼 수 있었다. 아직 23살의 어린 나이이기에 그의 그런 꿈이 더욱 귀하게 다가온다.

1집 앨범이 나올 때까지 우리는 그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디지털 싱글인 그의 노래만으로 그를 만나야 할 것 같다. 앨범이 나올 때까지 얼굴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크리스05는 자신의 노래를 많은 교회에서 부르며 자신과 그의 노래를 소개하고 있다.

“아직 앨범은 나오지 않았지만,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청년들에게 저의 노래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그 때까지 최선을 다해 노래하겠습니다”

크리스는 그의 캐나다 이름. 그리고 05는 그가 가장 사랑하는 다섯가지를 뜻한다. 그가 가장 사랑하는 하나님, 자신을 낳아주신 부모님, 그리고 그의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 하나님을 위한 그의 꿈인 힙합, 마지막으로 그의 작은 소망인 선교가 바로 그것이다.

크리스05를 처음 만났을 때 파워풀한 그의 랩과는 달리, 그는 그리 크지 않은 체구에 부드러운 외모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힙합에 대한 열정과 하나님을 향한 사랑만큼은 그 어떤 것 보다 파워풀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벌써부터 그의 1집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