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40대 주부가 이혼청구소송을 법원에 냈다는 내용이 방송을 탔습니다. 결혼하고 이혼하는 것이 다 반사인 현실에 별걸 다 보도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문제는 자신의 이혼소송이 아니라 70을 넘긴 노모의 이혼 소송이었습니다. 요즘 황혼 이혼이 부쩍 많아졌다는 말에 한편 씁쓸함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이혼이 ‘현대병’처럼만 여겨져 오던 생각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입니다. 이런 현상은 하루 아침에 문화가 바뀌어서 일어나는 사건이라 생각되지 않습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곪아 오던 것들이 하나씩 터지는 것입니다. 이 말은 이혼이 부끄럽게 여겨지던 과거가 튼튼하고 건강한 가정이었다는 공식이 무너지는 것입니다.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 일은 가족 구성원 누구나 노력해야 하지만 일차적으로 부부에게 있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그런데 이 부부의 관계가 전투적이되고, 생존을 위한 것이 되어 버릴 때 언젠가는 무너지고, 깨지는 현상을 가져오게 되는 것입니다. 가정이 붕괴되는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단단한 부부 만들기’에서 시작 되야 합니다. 어떤 위기나 충격이 와도 '흔들리지 않고 살아남는 것' 말입니다.

'단단한 부부를 만드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의 위치를 잘 지키고, 서로 '생각하는 마음'을 잘 지킬 때 큰 어려움이 없으리라 봅니다.

그래서 성경은 복 있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우리의 '마음을 잘 다스리는 자'여야 한다고 말씀하는 것입니다. 구약의 시편128편에 보면 가정의 형통과 여러 가지 복을 말씀하시며 이런 복은 여호와를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질 때 누릴 수 있다고 말씀합니다. 신약 성경에도 바울 사도는 ‘우리의 문제’는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이며, 그것은 ‘마음의 문제’라고 가르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강도사 시절에 서울에 모 교회 세미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며 한 옷 가게 앞을 지나다가 예쁜 옷을 하나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아내에게 선물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겁 없이 들어가 구입하였습니다. 그리고 의기 양양하게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아내가 고맙고 사랑스럽게 받아 줄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돌아 오는 대답은 옷을 꺼내 보지도 않고 ‘이거 어디서 샀어요? 빨리 말해요 환불하게’라고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이니 그 마음은 이해가 갑니다만 얼마나 허탈한지 그만 거짓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거 시장 구르마에서 샀어 비싸지 않아, 그리고 그 장사하는 분이 거기 다시 올지 몰라’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지금까지 혼자 아내의 옷은 사지 않습니다. 이런 일이 어디 제게만 일어나는 현상이겠습니까 ? 살기 어려운 환경 속에 가정을 이끌어 가려니 ‘상대방의 마음’은 보이지 않습니다. 현실만 보일 뿐입니다. 서로 상처만 주게 됩니다. 이럴 때 현상보다 서로의 마음을 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더 행복했을까요.

단단한 부부는 출발이 ‘현상’이 아니라 ‘마음’이어야 합니다. 결혼은 두 선수가 승부를 가리기 위해 올라가는 링이 아닙니다. 부부는 누군가는 승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싸워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부부는 아무리 싸워도 승패가 나지 않는 무승부의 법칙 아래 있음을 인식하고 서로 마음을 읽어주고 돌봐주어야 할 대상입니다.

뭔가 원치 않는 행동이나 소리를 들을 때에도 현상 보다는 그 내면을 생각해 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지금 여러분은 함께 살고 있는 배우자에 대해 어떤 시각으로 대하고 있습니까 ? 현상만 보지 말고 마음을 보시길 바랍니다. 서로를 대할 때에도 마음을 담아 대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렇다면 서운함 보다 오히려 안타까움과 서로 미안함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질시나 원망이 뭉쳐 가정을 무너뜨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탈무드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합니다. ‘행복에서 불행으로 가는 것은 한 순간이지만 불행에서 행복으로 가는 것은 영원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입니다. 상대에 대해 많이 안다고 잘 사는 것도 아니고, 모른 다고 해서 못살 일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를 향해 얼마나 마음을 쏟고, 마음을 얻느냐에 행복의 길이 있다고 봅니다. 오늘부터 단단한 우리 부부 만들기 위해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마음’을 읽는 생활 해보시면 어떻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