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빛과 소금으로
이민생활을 막 시작해 부부 둘다 일을 해야하는 가정에서 아이들의 방학은 그리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더군다나 초등학생 아이들을 둔 가정은 몇백불씩하는 사설학원이나 교육프로그램에 등록하는 것도 만만치 않아 고민이 커진다.

매년 여름 커뮤니티를 위해 무료로 여름학교를 여는 교회가 있다. 노크로스에 위치한 실로암한인교회(신윤일 목사)는 6주과정의 여름학교를 무료로 개방해 한글과 SAT, 특별활동, 필드트립 등 수준 높은 교육을 벌써 5년째 제공하고 있다.

“30대 중,후반 부부로 아직 어린 초등학생 아이들을 둔 가정은 재정적으로 그리 넉넉하지 않고, 아이들과의 언어적, 문화적 격차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힘들어하곤 합니다. 교회가 지역사회 속에 ‘빛과 소금’으로서 봉사하고 사랑을 나타내고자 시작했습니다. 해를 거듭할 수록 소문이 나서 여름학교를 시작하기 몇 달전부터 문의전화가 옵니다. 이것이 비단 우리교회뿐 아니라 지역내 한인교회들이 힘을 모아 함께 감당해갔으면 하는 소망도 있습니다”

실로암한인교회 신윤일 담임목사는 교회가 믿지않는 이들에게도 증거받고 존경받는 건강한 교회, 사회에 영향을 주는 교회로 성장해야 한다고 믿는다. 믿지않는 자들에게 아무리 믿음을 이야기해도 ‘소 귀에 경읽기’일 뿐이다. 도리어 이들에게는 믿는 자들의 삶을 통해 드러나는 사랑, 조건없는 봉사가 더 큰 영향을 미칠 수있다. 이런 그의 목회방향은 10여년간의 이민생활을 통해 몸소 깨달은 소중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실로암한인교회는 그 무엇보다 2세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사진은 여름학교모습(위)과 겨울철 Faith Camp에 참가한 아이들(아래)


불현듯 찾아온 고민, ‘후회없는 인생을 사는 길이 무엇인가?’
25세에 도미한 신윤일 목사에게 어느날 불현듯 이 한가지의 고민이 그 마음에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는 세상 속에서 출세의 길로 직행할 수 있는 조건을 어느정도 갖추고 있었다.

신윤일 목사는 “이민와서 10년정도 뉴욕에서 직장생활, 비지니스 등을 하면서 나름대로 잘 정착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날 부턴가 한번뿐인 인생인데 세상의 것에 너무 연연해서 사는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후회없는 인생을 사는 길이 무엇인가?’라는 고민이 저를 떠나지 않았어요. 결국 이것이 하나님의 부르심임을 깨닫고 부르시면 책임져 주실 분도 하나님이심을 믿고 다 정리해 신학대에 진학했습니다”라고 부르심의 감격을 회상했다.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아무말 없이 순종하고 따라와준 가족들에게도 늘 감사한 마음이 크다. 두 딸은 어려움 가운데서도 구김살없이 자라 지금은 교회사역을 돕는 든든한 일군으로 성장했다.

모래알 같은 이민교회, 마음의 쓴뿌리를 없애라.
시카고에서 신학대를 마치고 부목사 생활 4년, 담임목사 생활 6년을 마치고 2000년에 부임한 곳이 지금의 실로암한인교회다. 처음 부임했을때 그가 맞딱뜨린 교회상황은 ‘분쟁’이었다. 내부적 이유로 생긴 갈등이 재산문제로 비화되어 법정투쟁까지 간 극단적인 상황에서, 신 목사는 이들을 다시 보듬고 품어 상처받고 지친 마음을 회복해야 했다.

“이민교회는 흡사 ‘모래알’과 같아요. 이곳이 내 교회라는 정체성보다는 수평이동이 잦고 개인주의적 성향도 강합니다. 그러다보니 한 교회에 뿌리내리고자하는 의지가 적어, 이민교회마다 분쟁과 갈등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들이 교회에 정착하려면 먼저는 교회에 와서 마음이 편하고 행복해야 합니다. 이민생활도 힘든데 교회에 와서까지 쉼이 아닌 분주함만 느낀다면 어떻게 뿌리를 내리겠어요.”

▲가족같은 분위기, 편안한 교회를 통해 빡빡한 이민생활에도 신앙 가운데 웃음과 기쁨을 누리는 실로암교회 성도들, 사진은 구역별 찬양대회

신 목사의 10년간의 이민생활도 성도들을 이해하고 보듬어주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제자훈련도 중요하고 봉사도 중요하지만 교회에 와서 무엇보다 마음이 편하고 기쁘고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 신윤일 목사의 지론. 자신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을 맡으면, 마음의 쓴뿌리가 붉어져나와 결국은 일을 하다가 오히려 ‘일거리’가 되고 마는 것이다. 성도들 마음 속 깊은 곳을 이해하고 분쟁으로 찢어지고 돌아섰던 마음을 부드럽게 품었을때, 이들은 차츰 차츰 마음의 문을 열고 신앙의 체질이 변화되기 시작했다.

꾸준히 부흥하는 교회, 다음세대를 낳고 기르는 교회
신앙의 체질이 바뀐 성도들이 정착하자 부흥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지금도 진행중이다. 신윤일 목사가 부임하고 8년째, 일년에 50-60명씩 꾸준히 성도수가 증가해 부임 당시 100여명이던 성도수가 올해는 500여명으로, 꾸준히 출석하고 있다. 무엇보다 신 목사를 즐겁게하는 것은 영적인 새생명뿐 아니라 육적인 새생명들로 20-30대 가정에서 태어나는 아기들로 유아방이 부족할 정도라니, 담임목사는 즐거운 고민에 빠져있다.

2세들에 사역이 교회마다 있지만 신윤일 목사가 이들을 대하는 마음은 특별하다. 2세들에게 신앙의 유산을 물려주는 것이 1세교회가 반드시 해야 한다고 믿는다. 늘어나는 성도들로 예배드릴 공간은 부족하지만, 교회 앞에 예쁘고 아담하게 지어진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만 보더라도 교회의 배러가 말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수 있다.

“우리교회는 교육부와 EM사역에 재정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비전을 갖고 교회가 작을때부터 그렇게 했는데, 작으면 작은대로 크면 큰대로 최선을 다해서 2세들을 교육하고 훈련시켜야 이들을 통해 미주 한인교회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사실 여름학교도 교회입장에서보면 손해보는 일이지만,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교회에서 할수 있는한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는 신 목사의 말 속에는 ‘2세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묻어난다.

본질에 충실한 교회로
실로암교회는 지금의 교회 옆에 내년 완공을 목표로 새성전을 짓고 있다. 총 3만 2천 스퀘어피트로 650석 규모의 본당과 유아실, 친교실 등이 들어선다. 또 본당 옆으로는 청소년을 위한 농구장 및 샤워실도 만든다. 숫자나 규모보다는 하나님 앞에 진실되게 서가는 그리스도인을 만들기에 초점을 맞춰 달려온 8년의 사역이지만, 비좁은 성전에서 불평없이 인내해준 성도들에게 좀 더 좋은 환경과 예배를 제공하기 위해 큰 결단을 내렸다.

하지만 신윤일 목사와 실로암교회의 목적과 비전은 분명하다. ‘이민사회의 섬기는 모델교회’로서 세상을 향해서는 사랑의 삶을 통해 믿지않는 자들에게 증거받고, 내부적으로는 이 땅의 삶은 끝이 있음을 일깨워 살아계신 하나님을 마음에 모시고 살도록 인도하는 영혼구원의 사명이다.

“거창한 숫자나 규모보다는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에 충실하고 싶습니다. 또 이민생활에 치이고 힘든 성도들이 교회에 와서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회복되고, 행복하고 편안한 교회생활 가운데 제자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할 것입니다”

**실로암한인교회는 매주일 오전 8:30, 11:00에 성인예배를 오전 9:30에 EM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유초등부 예배와 중고등부 예배가 각각 오전 11:00, 오후 12:45에 드려진다. 화요일에서 토요일, 오전 6시 새벽기도회가 열리고, 금요일 오후 8시 30분에는 금요찬양예배가 드려진다. 주소는 1870 Willow Trail Parkway. Norcross, GA 30093, 전화는 (770) 638-1600이며 웹사이트 www.siloamatlanta.com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