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예수께서 어떠한 사람인가 하여 보고자 하되 키가 작고 사람이 많아 할 수 없어 앞으로 달려가 보기 위하여 뽕나무에 올라가니 , 예수께서 그 곳에 이르사 우러러 보시고 삭개오야 속히 내려오라. 내가 오늘 네 집에 유하여야 하겠다 하시니.." <눅 19:3~5>

뉴욕장로교회의 예배는 편안하다. 민커플 눈에 소박해보이는 외모를 지닌 이영희 담임 목사의 영향일까? 어딘지 시골스런 억양을 지닌 이 목회자는 성도들이 일주일간 세상가운데 살면서 꼭꼭 질러두었던 마음의 빗장을 순식간에 벗어제끼게 만드는 편안함을 지녔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결코 물렁물렁한 것은 아니다. 설교가 진행될 수록, 강대상 위에 선 그의 기운은 커다란 뉴욕장로교회 예배당을 가득 채우고 성도들을 휘감는다. 카리스마다.

사회에서 이런 저런 권위 위에 앉아있었을 성도들은 어린아이처럼 순진한 표정을 하고는 그의 설교를 경청하며 "아멘"을 외친다. 나이 많은 할머니도, 어깨가 넓은 중년의 사장들도 똑같은 얼굴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

12월 12일 주일,이 영희 목사는 "심방으로 받은 축복"이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삭개오가 예수님을 보기 위해 뽕나무에 올라갔다가 예수님의 심방을 받고 구원을 얻었듯, 모든 성도들이 주의 종으로부터 심방받기를 고대하고 심방받는 것을 기뻐해야 한다는 내용의 설교였다. 심방을 받게 되면, 큰 기쁨이 오고 신앙의 결단이 서며 구원의 확증이 생긴다는 것이다.

"우리 교회 사람들, 심방받는 것을 겁내고 꺼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생활을 내놓는 것을 기뻐하지 않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지요. 청소도 제대로 못했는데 온다니 귀찮고, 오시면 다과라도 내놓아야 하니 성가시고, 이런 저런 이유로 심방오지 말라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집은 문제가 없다고 하지요. 그런데 바로 그, 심방 안받으려고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에요. 깊은 병입니다."

이 목사는 이어 뉴욕장로교회 전도사 시절, 교회에 잘 나오지 않는 청년의 집에 심방갔다가 그를 죽음으로부터 구했던 자신의 간증을 꺼내놓는다.

"어느날 이곳 저곳 심방을 하다가 한달동안 전화도 안되고 집에 찾아가도 없던 그 청년이 갑자기 생각나 저녁 11시에 그 집에 갔습니다. 헝크러진 머리에 츄리닝차림으로 문을 열던 청년의 모습속에 깊은 곤고함이 묻어있었습니다. 아무리 물어도 묵묵부답인 그 청년 앞에서 혼자 성경읽고 찬송하면서 예배를 보았지요. 갑자기 청년이 대성통곡을 합디다.
예배가 끝난 후 곤고하고 답답한 일, 주님께 맡기라는 말과 함께 그 집을 나오는데, 청년이 내 손을 덥썩 잡더니 자기 방으로 날 데리고 가는 거에요. 그리고 서랍하나를 열어보여주었습니다. 파란 알약이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제가 그 날 안왔더라면, 그거 먹고 죽으려고 했다는 겁니다."

"예수님은 심방을 참 많이 했습니다. 주님으로 하여금 여러분들의 집, 여러분들의 마음에 심방올 수 있게 하십시오.
심방은 각 가정의 영적 부분을 주의깊게 살피고, 가정을 바로 세우며 인도하고 위로하고 격려하려는 다목적 용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주의 종이 주님의 이름으로 가면 주님께서 내 가정에 오셨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영적인 모습을 심방간 목회자 앞에 솔직히 내어놓고 치료받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뉴욕장로교회의 한 성도는 그의 설교에 대해 "끝까지 태워버리는 설교"라고 평했다. 어떤 주제를 잡으면, 골치아픈 부분은 슬쩍 넘기면서 은혜스러운 부분에만 포커스를 맞춰 설교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를 끝까지 붙들고 물어져 태워버리는 설교라는 것이다.

이날 이영희 목사는 주일예배를 통해 성도들에게 다음과 같이 공지했다. "심방이 필요한 성도님들은 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정식으로 제게 요청하십시오. 여러분들이 요청만 하면 저는 새벽 3시에도 심방가는 사람입니다."

지난 날 전교인을 심방하기 위해 한달간 저녁 6시부터 새벽 6시까지 2시간 간격으로 성도들 집을 방문한 적도 있었다는 이영희 목사. 그는 그의 설교 스타일처럼 '끝까지 타버리는' 목회자이고 싶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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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장로교회 소개

뉴욕장로교회(New York Presbyterian Church, '뉴장'으로 줄여 부르기도 함)는 1970년 9월 20일에 설립된 교회로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 교단 뉴욕서노회에 소속되어 있다. 진정한 예배, 사랑의 교제, 철저한 교육, 빛되는 생활, 봉사와 헌신, 전도와 선교를 실천목표로 삼고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초대 담임 김이호 목사 이후 2대 담임인 이영희 목사가 목회하고 있는 중이다.
이영희 목사는 전교인을 진정으로 거듭난 제자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전교인이 참여하는 "예사모(예수제자모임)"라는 신앙공동체를 구성, 이를 통해 제자운동을 확산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교회는 매주 월-토 6시에 새벽기도회를, 주일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두시간 간격으로 1~3부 예배를, 주일 2시와 4시 30분에 4부와 5부 예배를 각각 드리고 있다.

문의: (718) 706-0100 / 주소: 43-23 37th Ave.L.I.C., NY 1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