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 21세기크리스챤연구원이 12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한 ‘정치현실과 하나님나라의 비전’세미나에서 한국기독교학교연맹 이사장 이원설 박사가 현재의 시국을 '위기'로 진단하고 기독교인의 정치참여가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원설 박사는 "오늘 우리나라의 경우와 같이 집권당이 국민대다수의 천부적 권리를 존중하지 않고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자기들의 의사를 강요해 국가의 기본이 흔들리는 경우에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본연히 일어나야 한다"며 "특히 민주주의의 요체는 대통령이 헌법을 준수하겠다는 계약사상이다. . 그러한 공약이 지켜지지 않을 때 교회는 바른말을 행동으로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설 박사는 세미나에서 교회가 '구원의 방주'로서 '이 세상 일'에 관심을 두지 않는 타세적 전통을 벗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박사는 "그리스도인들이 특수한 환경만을 구실삼아서 오늘날의 정치상황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가"라며 "일제시대 교회는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없도록 통제됐으며 남과 북이 분단된 후의 공산정권은 교회를 말살했다"고 밝혔다.

현 기독교의 변질에 대한 개탄의 말도 전했다. 이 박사는 "돌아보면 한국기독교는 초기에 독립협회를 설립했고 105인사건, 3.1운동을 주도했고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주요 지도자들도 기독교인"이라며 "그러나 교역자들은 개교회주의로 교회성장만을 위해 노력했고 교회가 부패해서 등불도 꺼졌고 소금의 역할도 변질되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원설 박사는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잇따른 장로교단의 시국선언은 "정치에 관한 성서적 가르침을 드높이고 분연이 일어섰고 놀랄만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로교단들의 시국선언에는 국보법 폐지반대, 사학법 개정반대, 행정수도이전반대, 북한인권옹호주장, KBS MBC의 관변화반대 등의 내용이 담겨져 있으며 기성과 예성도 같은 맥락에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원설 박사는 왕정의 폭군정치와 귀족의 과두정치, 민주정치의 부패인 폭도정치를 막을 수 있는 모형으로 출애굽기를 제시했다. 이 박사는 모세가 이스라엘민족의 지도자로서 이집트 바로에게 항거한 것은 정치권력의 비신격화를 위한 민권혁명이라고 평가했으며 노예생활에서 해방시키기 위한 노력은 인간의 자유의 소중함을, 모세가 자기 권력을 신격화 하지 않은 것은 출애굽사회의 만인평등 사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도자의 '계약사상'과 관련해서도 "모세의 율법은 일방적 명령이 아닌 본인이 율법을 준수함으로 혜택이 돌아오는 일종의 계약사상"이었다며 "권력의 비신격화, 자유 신장, 평등사상의 실현, 계약사상의 존중, 인권의 향상 등에서 기독교와 민주주의의 상관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원설 박사는 "정부의 부패와 국민억압 상황에 대해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에는 온건파와 급진파간의 의견이 엇갈린다"며 "기독교가 꾸준히 추진해야 할 일은 정신혁명, 의식혁명, 영적혁명등으로 구약시대의 선지자들이 보여주었던 방법으로 하나님의 말씀이 주는 영적 변화를 정치계에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원설 박사는 "지금의 선지자는 교회 목회자들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나님의 형상대로 피조된 사람은 생존권, 자유권,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를 하나님으로부터 받았기에 정부가 할일은 각 국민의 생종권, 자유권, 행복권을 신장시키기 위해 노력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원설 박사는 "국가의 지본이 흔들리는 경우에는 그리스도인들이 분연히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길게 봐서 그리스도를 향한 신앙을 행동화하는 젊은 정치 지망생들을 교회가 후원하고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대순 박사(법학)는 ‘정치현실과 리더쉽’을 주제로 “한국의 정치발전을 저해하는 족쇄는 장기집권으로 인한 투쟁의 정치, 사람중심의 정당 결성에 의한 책임정치의 미확립, 시민의식을 개혁할 수 있는 정신풍토 조성의 실패, 지역·세대·계층간의 갈등, 80년대 의식화 운동 주도세력의 정치주도와 NGO단체의 현실정치 참여등으로 나타나는 포퓰리즘(Populism) 등을 들 수 있다”며 “한국교회가 이런 정치의 후진성을 극복에 기여 위해서는 의로움을 바탕으로하는 기독교 사회윤리를 토착화 시키는 정신풍토를 조성하고 누적된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는 ‘용서와 화해 운동’을 펼치며 하나님나라의 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지도자 양성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 말했다.

이어 최정훈 박사(심리학)는 ‘교회와 교인의 회개와 반성’을 주제로 발제하며 “교회가 직접 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나 교인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도록 내버려두는 것도 옳지 않다”며 “교회는 이 사회가 바른 정치가 구현되는 사회가 되도록 사회주도세력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물량주의·세속주의를 배격하고 기복신앙의 극복과 교파와 교회 분열의 원인을 제공한 교회지도자들의 공명심을 회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3년 1월 창립된 21세기크리스찬연구원은 ‘정보화 혁명과 크리스찬의 비전’ ‘총체적 개혁과 하나님나라의 비전’ ‘우리들의 자녀교육 - 성서적 입장에서’ ‘비전을 심어주는 성경적 노하우’ 등을 주제로 지금까지 네 차례에 걸쳐 세미나를 가졌고 ‘모든 능력의 십일조 운동’을 제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