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 되면 미국 사람들은 필그림의 역사를 되새기게 된다. 1620년 메이플라워(Mayflower)호를 타고 메사추세스 주의 Plymouth 에 도착한 필그림들이 Thanksgiving Day의 유래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감사의 달에 어메리칸 필그림 역사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늘 필그림교회에 모여 함께 신앙생활하는 우리 자신들과의 흡사한 점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 될 것 같다.

1620년 9월 6일, Mayflower를 타고 필그림들이 영국을 떠난 것은 신앙의 자유를 찾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그들의 항해는 순수한 신앙을 지키기 위한 순례의 길이었다. 오늘 우리들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필그림호(교회)를 타고 항해하는 것도 같은 목적이 아니겠는가. 갈수록 신앙을 바로 지켜나가기 어려운 세상에서 우리는 필그림호에 함께 올라 순수한 신앙을 지켜나가기 위한 순례의 항해를 계속 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오래 전 신앙의 자유를 찾아 영국을 떠난 필그림들은 미국 신대륙으로 옮겨 오기 전에 먼저 화란(Holland)으로 옮겨갔던 성도들이었다. 그러나 점점 화란화 되어가고 있는 자녀들을 바라보면서 위기의식을 갖게 되었다. 화란의 생활방식이 그들의 자녀들에게 바른 교육과 도덕관을 심어주지 못한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결국 신앙의 자유와 아울러 자녀들에게 바른 교육과 영국인의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 화란을 떠나 미국 신대륙으로 갈 것을 결정하게 된 것이었다.

1997년 필그림교회가 시작될 때에 가정목회와 이세교육을 목표로 내세웠던 것은 우리 또한 이세들의 신앙교육과 Korean-American 으로서의 정체성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400년에 가까운 세월이 지난 오늘도 미국인들은 여전히 필그림을 기억하면서 감사절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본래 목적하였던 순수한 신앙의 유산과 바른 교육은 얼마나 유지되고 있는가? 미국의 주류교단 교회들은 점점 쓰러져가고 있고, 미국의 문화는 더 이상 기독교문화라고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제 겨우 10년의 짧은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 필그림교회이지만 먼 훗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몇 세대가 지난 후 과연 우리 필그림교회는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
그 때에도 순수한 신앙과 바른 교육의 유산이 남아 계속 유지되기 위해서 오늘 우리들이 해야 할 사명은 무엇인가? 10년의 풍성한 열매에 대한 감사와 아울러 필그림의 미래를 위한 사명감을 재확인하는 감사절이 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