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각) 예루살렘의 겟세마네 동산 인근의 교회에 불을 지르려고 한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되자, 종교 지도자들이 ‘기독교 성지 보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의 9일자 보도에 따르면, 용의자는 49세의 이스라엘인 남성으로 인화상 액체를 이용해 방화를 시도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방화로 인한 피해는 교회의 장의자와 비잔틴 문양의 모자이크 바닥의 일부 파손이다.

예루살렘 정교회 총 대주교인 베아티도 데오빌로스 3세(Beatitude Theophilos III)는 성명에서 예루살렘 올리브산 인근에 위치한 교회와 기독교인, 기독교 유적지에 대한 보호를 촉구했다.

데오빌로스 총 대주교는 이번 공격이 “성지에서 기독교인을 몰아 내려는 극단적 이념에서 영감을 받은 범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제 사회가 기독교의 성지들(shrines)을 보호하고, 요르단과 지중해 지역(Holy Land)에 거주하는 토착 기독교인들을 보존하는 역할을 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총 대주교는 지난달 30일 영국 의회의 ‘성지 기독교 창립 회의’를 위한 전당 의회 그룹(All-Party Parliamentary Group, APPG)에 참석해 국제 사회의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스티블 더블(Steve Double) 신임APPG 의장은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 큰 의미가 있는 현장에서의 이번 공격은 급진적인 단체들이 어떤 위협을 줄 수 있는지 보여준다”며 “이와 같은 사건은 왜 우리가 APPG를 설립하여 (성지를) 기독교인들이 계속 살고 번창, 번영할 수 있는 곳으로 남도록 돕는지 그 이유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유대인 사회의 구성원들도 이번 방화 사건에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영국 전 보수당 지도자이며 ‘기독교인과 유대인 위원회(Council of Christians and Jews)’의 이사인 마이클 하워드(Michael Howard) 경은 이번 공격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전 세계의 유대인들은 신앙 때문에 박해를 받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우리 기독교인 형제 자매들과 연대한다”며 “이런 공격은 신앙 공동체 간의 관계를 개선하고 평화로운 공존을 기반한 사회를 만들려는 우리의 노력을 배가시킨다”고 입장을 밝혔다.

성지 교회들을 지원하는 ‘거룩한 매장지 국제공동체(International Community of the Holy Sepulchre)의 아니타 델하스(Anita Delhaas) 최고 책임자는 예루살렘 성지의 기독교인들의 생계와 고대 유산을 보존하는 데 많은 도전이 뒤따르고 있다고 설명한다.

델하스는 “그 어느 때보다 홀리랜드 크리스천(Holy Land Christians)들은 애초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목소리를 높이고 조치를 취해줄 유럽과 미국의 친구, 지지자, 옹호자들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