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 차기 대표회장으로 길자연 목사가 지난 실행위원회를 통해 결정, 오는 30일 총회 인준과정만을 남기고 있는 가운데 (가칭)한기총개혁연대 명의로 지난 12월29일 열린 한기총 경선과정에 의혹을 제기하고 길자연 대표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의 문서가 6일 각 교계 언론사에 배포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교회에 드리는 글'이라는 명의로 배달 된 이 문서는 글을 작성한 명확한 주체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이번 한기총 경선과정을 비판한 주장 중에는 중소교단 관계자들이 평소 밝혀왔던 문제제기와 어느정도 부합되는 부분도 있어 이에 대한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문서는 지난 한기총 실행위원회와 관련, "대표회장 선거가 박태희 목사의 갑작스런 사퇴와 관련된 대교단의 밀실 야합으로 세번째 염원하는 중소교단의 소망을 무침히 짓밝은 것임을 중시하고 이에 대해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길자연 대표회장의 한기총 운영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는 실행위원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고 추진한 여러 사업들과 법조계, 여성계, 의료인, 연예인 지도자 모임, 부흥사회 창립, 미래목회포럼, 한국교회 지도자의 바 등의 행사를독단적인 개인사업으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또 이에 대해서는 "길자연 목사는 교단연합체인 한기총의 대표회장으로서 자격이 없음을 선언한다"고 다소 과격한 어조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같은 문서가 발송된데 대해 한기총 관계자는 7일 "문서 제목상 한기총의 개혁을 요구하는 등 선한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상 내용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주장을 일방적으로 펼치는 음해성 글"이라고 기본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 이번 문서에 대한 대처에 대해서도 "문서를 받은 이후 한기총 관계자들과 이야기 했으나 명확한 주체는 나오지 않고 있다"며 "출처가 불분명한 상황에서는 '괴문서'로 밖에 볼 수 없어 특별한 입장을 취하기 곤란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서내용에서 지적하고 있는 경선과정 중에 있었던 선거 당사자들간의 합의 부분과 길자연 대표회장의 지난해 운영방식 문제점은 사실을 근거로 공개적으로 거론될 수 있는 부분이므로 이에 대한 논란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경선과정에 있었던 합의부분과 관련해서 문서 일부에서는 "2002년 선거에서는 길자연 목사가 출사표를 던지고 상임회장 제도를 신설하는 정관을 개정하여 차기를 보장해 주겠다는 약속으로 회유하여 양용주 목사를 양보하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대표회장 경선에는 길자연 목사가 대표회장에 양용주 목사가 상임회장에 추대된 이후 상임회장이 대표회장을 한해 동안 보좌하다가 승계한다는 규정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대표회장직 승계를 위해 마련된 상임회장직이 승계가 불가능한 것으로 결정됨에 따라 차기 대표회장 후보로 지목되고 있는 양용주 목사의 입지가 다소 흔들리기도 했다.

양용주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 경선에 가장 먼저 출사의사를 밝혔고 뒤늦게 출마한 길자연 목사측과의 마찰이 예상되자 한기총 가입교단 일부 총무들이 대표회장에 길자연 목사를 상임회장에 양용주 목사를 선출하기로 합의한 바 있는 것이다.

대표회장의 운영방식 문제와 관련, 평소 중소교단 관계자들은 "1년 4차례 정기적으로 개최돼야 할 실행위원회가 자주 늦어지기도 했다"며 참여의 어려움을 호소했으며 "실행위원회를 통하지 않은 사업은 한기총이 아닌 소수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아직까지 이번 문서의 출처가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이같은 비판의 소지가 될 내용도 함께 담고 있어 문서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문서는 이번 문서는 (가칭)한기총개혁연대라는 명칭으로 배포됐으나 문서내용이 결국 중소교단의 입장을 변호하고 있고 결론적으로 길자연 대표회장이 30일 총회인준을 받기 전까지 사퇴할 것을 촉구하고 있어 관계자들은 현재 이 문서가 한기총의 개혁을 촉구하는 이들 보다 인사과정에서 피해의식을 가진 일부 관계자들이 작성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