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과 동성애자의 성직 허용 문제로 난항을 겪어온 미국연합감리교(The United Methodist Church, 이하 UMC)가 "교단 분리를 통한 화해와 은혜의 길" 합의안에 따라 오는 5월 총회에서 감리교 전통을 지키는 복음주의 보수교단(NEW MC(Methodist Church) 가칭)과 동성애를 허용하는 진보교단(PS(Post-Separation) UMC 가칭)으로 분리될 전망이다.
지난 16일, 남가주주님의교회(담임 김낙임 목사)에서 진행된 UMC 교단 상황 설명회에는 남가주 한인연합감리교회 목회자들과 평신도 대표들이 대거 참석해 한인 교회가 나아갈 향후 진로를 모색했다.
동성애 반대 의견이 강한 미국 내 UMC 한인교회들은 감리교 전통을 지키는 새로운 보수교단으로 대거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보수 교단으로 옮길 경우(타교단 제외) 교회 건물과 재산, 목회자 은퇴 연금까지 보장받을 수 있어 교단 분리에 따른 소음 또한 적을 것으로 보인다.
'UMC 분리'에 대해 교단 내 목회자들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갈등을 해결하는 최선책은 아니지만 차선책이 될 수 있고, 교단 정책에 따른 교인들의 이탈 없이 목회와 사역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분리 후에도 선교나 전도에서 같이 동역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있어, 분리 후 진보그룹에 속한 미국 교회를 개교회 차원에서 협의 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방안도 있다.
오는 5월 총회 후 분리가 확정되면 복음주의 전통 교단에서는 현재 전통주의 장정을 기본으로 동성결혼을 불허하고 동성애자 목사 안수 또한 허용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진보 성향의 교회들은 현 UMC 장정에 명시된 동성애, 동성결혼 및 주례, 동성애자 목사 안수 금지 조항을 삭제하고 교회 내 동성결혼 허용, 동성애자 목사 안수 및 감독 선출을 허용할 계획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UMC 지역 연회가 복음주의 전통 감리교단으로 이동을 결정했다면 교회는 별도의 과정 없이 연회와 함께 이동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내 대부분의 감리교 연회가 진보적 또는 중도적 성향으로 PS UMC에 남을 확률이 높아 대다수 한인교회가 개교회 투표를 거쳐 복음주의 전통 감리교단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분립 과정은 이렇다. UMC 내에서 전통 감리교단으로 이동을 원하는 교회는 오는 5월 교단 총회 이후 교회 임원회에서 교회 총회 개최 여부를 결정하고 60일 이내에 감리사에게 교회 총회 개최를 통보해야 한다. 이후 연회와 "분리 합의서"를 작성하고 "분리 날짜"를 결정하게 된다. 교단 분립 이후에는 사인과 간판, 판촉물, 레터 헤드 등 UMC 이름과 로고가 들어간 교회 내 모든 명칭과 사인을 변경해야 한다.
연합감리교 한인총회는 교단 분리에 따라 교회 임원회 명단, 교인 명단, 교회 재산 현황 등 교회 관련 서류 점검과 확보를 당부했다.
현재 UMC 내 감리교 정신과 전통을 고수하는 복음주의 목회자들은 교단 내 보수 그룹인 웨슬리안언약협회(WCA Wesleyan Covenant Association)를 중심으로 새로운 전통주의 감리교단 창립을 준비하고 있으며 오는 10월 말경 또는 11월 초에 창립총회를 갖고, 2021년 1월 1일부터 새로운 감리교단 연회를 통해 교단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