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옥 교수가 지난 17일(수) 오후 8시, 애틀랜타한인교회(담임 김세환 목사)에서 열린 ‘2018년 밀알의 밤 기념예배’에서 소통 전문가 답게 여러가지 인간관계에 관해 시종 유쾌하고 명쾌한 강의를 전했다.

행사에 앞서 가진 사전 인터뷰에서 김 교수는 ‘마음의 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십자가 정신이라는 것이 십자가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먼저 알게 된 내가 십자가에 달려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밀알선교단은 수 십년 동안 묵묵하게 장애인들을 위해 십자가에 자신을 내어 놓는 일을 해오셨고 그런 면에 감동을 받아 이번 밀알의 밤 행사에 함께하게 됐다. 미주 한인사회와 밀알 선교단 분들이 일하시는 것을 가까이 보면서 한국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공동체적인 정(情)과 순박한 배려를 느낄 수 있어 마음이 따뜻해 졌다”고 소감을 전한 그는 “사실 아버지께서 청각장애가 있어 ‘장애’라는 것이 먼저 가정 안에서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과 그것이 무엇을 낳는지 오랫동안 경험해 왔다. 비단 몸이 불편한 것에서 끝이 아니라 마음의 상처, 관계의 어려움이 반드시 따라오더라. 특별히 어머니께서 아버지의 장애를 인정하고 싶지 않으셔서 오랫동안 자녀들에게 숨기셨고, 수 십년 동안 공개적으로 말씀하길 꺼리셨다. 감사하게 교회 공동체에서 좋은 선생님과 신앙인들을 만나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고, 가족 관계도 좋아하지는 계기들이 생겼다. 이런 부분들을 나눌 있다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아 강연을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밀알의 밤을 통해서도 전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 묻자 단순히 ‘이게 소통이다’라는 외적인 것보다는 열심히 달려온 삶들을 위로하고 다독인 뒤, 자신의 상황에서 잠시 한 발 벗어나 자기 자신과, 이웃과 그리고 하나님과 소통하게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밝은 미소 가운데 성공가도만 달렸을 것 같은 그도 두 번의 우울증이 찾아와 인생의 바닥을 경험했다. 제주도 시골 태어나 서울에 올라와 최선을 다해 살면서, 겉으로는 성공을 맛보는 듯했지만 막상 뜻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자 결국 마음의 병을 얻었다고. 마음이 무너져 무작정 찾아간 프랑스 시골에서 근처 언덕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며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깊은 한숨과 탄식 가운데 ‘그래 여기까지 잘 왔다’는 소리가 소리없는 소리로 들려왔다. 그 순간 자신을 덮고 있던 정신적 문제가 비늘 벗겨지듯 벗겨지고 우울증으로부터 치유받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이에 애틀랜타 교민들에게도 ‘그래 여기까지 잘 오셨다’ 이야기하고 싶다고 김창옥 교수는 강조했다.

“유명해졌든 아니든, 사업이 잘되던 망했던, 가정이 깨졌던, 몸이 아프던, 가까운 사람이 죽음을 경험했던 어쨌든지간에 먼저는 여기까지 정말 잘 왔다고 내가 살아온 삶 자체를 인정 하시면 좋겠다. 운전을 하면 대쉬보드를 통해 앞 길만 보여도, 한 걸음 밖에 나오면 차 전체가 보이는 것처럼, 차 밖의 누군가 알아줄 때, 누군가 잘 했다고 다독여주면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는 제 스스로에게도 하는 말이지만 ‘포기만 하지 말자’. 한 순간 인생이 뒤집히는 경험을 할 수 있지만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그 과정을 통해 틀림없이 실패로든 성취로든 알아갈 것이다. 힘들면 쉬었다 가고 주변 사람과 소통하면서, 공동체 가운데 힘을 얻고 가시라 이야기 하고 싶다. 신앙 안에서 하나님과의 소통을 통해 ‘마음의 힘’을 키워가시길 바란다.”

개인적인 신앙의 여정과 크리스천으로서 하나님과의 소통에 대해 묻는 질문에 김 교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하나님을 만나고 지금까지 돌아보면 하나님과 멀어질 때는 ‘하나님 제 삶 좀 정리하고 갈게요’라고 거리를 두려고 할 때다. 하나님께서는 늘 ‘나는 너의 과거도 알고, 현재도 알고, 미래도 알 수 있는 절대자인데 정리해서 오려고 하지 말고 정리가 안된채 와라. 내가 그대로 받아주겠다’ 말씀하신다”고 답했다.

이어 “많은 강연을 하고 공중파 방송에도 출연하면서 자연스럽게 제 안에 있는 신앙과 신념이 묻어 나온다. 물론 직접적으로 신앙을 전하지 못하고, 간혹 다른 종교인들과 그들의 신념도 인정하는 듯하면 바로 비난과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크리스천으로 다른 종교를 폄하하고 내 신앙만 강요하면 그들에게 그리스도가 전달될 확률이 있을까? 단언코저 없다. 영혼의 언어는 결국 행동이다. 저는 종교지도자가 아니기 때문에 방법론적으로는 유연한 태도를 취하려고 한다. 그러나 제가 그리스도 안에서 가진 신앙과 신념 안에서 말하고 행동하며, 때로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긍정적인 일을 해나간다면 이를 통해 그리스도가 전해질 것이라 믿는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스피치의 기술에 대한 질문에 대해 “하던대로 하시라. 평상시대로 하던 말투를 쓰고 평소에 생각하는 대로 이야기 해야지 무대용으로 하면 청중들은 ‘쇼’하는 지 금방 안다(웃음). 차라리 말이 좀 어눌하고 목소리가 멋지지 않아도 진심이 담기면 괜찮다. 언어능력과 소통능력은 별개의 문제다. 말이 아무리 번지르르하고 기교가 넘쳐도, 말은 결국 소통이 목적이다. 설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평상시 내가 정말 생각하고 깨달은 부분을 전해야지 뭔가 더 하려고 하고 무리하면 진심이 오가지 않는다. 관계에 있어서도 항상 진심을 담아 소통하시길 바란다”고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