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렬 박사
(Photo : ) ▲김충렬 박사

잠언 28장은 대조법이 특이합니다. 악인과 의인의 성격과 행위, 그리고 그들의 행위에 대한 결과의 차이를 서로 대조하면서 여러 가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의인과 악인은 율법, 즉 하나님 말씀을 지키는 것을 기준으로 합니다.

이로 인해 28장 전체에서는 의인은 여호와를 찾는 자, 명철과 지식이 있는 사람, 성실한 자, 지혜롭게 행하는 자, 여호와를 의지하는 자 등 여러 호칭으로 나옵니다. 이 호칭들은 모두 하나님을 향한 믿음의 사람이라는 말로 요약됩니다. 이 말씀을 배경으로 하면서 '믿음의 담력으로'라는 제목으로 묵상합시다.

1. 사람을 두려워하지 말라

1절에서 "악인은 쫓아오는 자가 없어도 도망하나 의인은 사자같이 담대하느니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악인은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없는 사람입니다. 믿음이 없는 사람은 하나님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사람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두려움은 지나치게 사람의 눈치를 본다, 지나치게 사람을 의식한다 등의 뜻으로, 오늘날에는 일종의 '대인공포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사람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는 사람은 어떤 일을 올바로 해 나갈 수 없다는 말입니다. 잠언 29장 25절에 "사람을 두려워하면 올무에 걸리거니와 여호와를 의지하는 자는 안전하니라"고 했습니다.

아론은 사람을 두려워하다, 백성들이 금송아지를 만드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베드로도 사람을 두려워하다, 주님을 부인하고 저주까지 했습니다(마 26:69-75). 그러면 이 말씀은 "사람을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라"는 의미입니다.

2. 담대한 마음을 가지라

'담대하다'를 사전으로 보면 '배짱이 두둑하고 용감하다'는 뜻입니다. 이는 요즘 말로 'BGR 정신과 MH 정신'이 합쳐진 것입니다. BGR은 '배째라'는 배짱을, MH는 '맨땅에 헤딩한다'는 용기를 말합니다. 요즘 우리 교회에게 주는 교훈입니다.

예전에는 군사정권에 맞서 대학생들뿐 아니라, 목회자들도 데모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저도 동참해 최루탄을 맞아가며 광화문으로 행진하곤 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국민들은 군사정권을 퇴진시키고 대통령 직선제를 이끌어 냈습니다.

성경에 보면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는 말씀이 여러 곳에 나옵니다. 주님께서는 사랑하는 제자들을 전도하러 내보내시면서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고 힘을 주셨습니다. 특히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는 말씀은 모세의 후계자가 되는 여호수아에게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하라!"고 한 것으로, 너무 유명합니다.

흥미롭게도, 세상에서 이른바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모두 배짱과 용기로 가득찬 사람들입니다. 독일 문호 괴테는 "돈을 잃는 것은 가벼운 손실이고, 명예를 잃는 것은 중대한 손실이지만, 용기를 잃는 것은 보상받을 수 없는 손실이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도 두둑한 배짱의 믿음과 담대한 용기를 갖고 살아야 하겠습니다.

3. 믿음의 능력을 가지라

믿음의 능력은 믿음의 힘, 즉 위력을 말합니다. 사도 요한은 "대저 하나님께로 난자마다 세상을 이기느니라 세상을 이긴 이김은 이것이니 우리의 믿음이니라(요일 5:4)"며 믿음의 위력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그리스도인들이 갖추어야 할 것이 많지만, 무엇보다 믿음의 능력, 즉 영적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지식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영적 능력을 가져야 힘든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산 자동차 중에는 겉보기에 중형이나 엔진의 용량은 소형인 차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차는 보통 때는 중형차로 보이나, 비탈길을 올라갈 때 금방 표가 납니다. 육중한 차체를 끌고 올라가면서 길길거립니다. 이런 차는 엔진을 큰 것으로 바꾸거나 차체를 가볍게 해야만 제구실을 할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에게도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엔진을 장착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조금만 힘들어도 뒤로 미끄러지거나 낙심하고 좌절하여 곤두박질을 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믿음의 능력과 관련해, 스코틀랜드의 종교개혁의 기수인 존 녹스의 예를 들고자 합니다. 존 녹스는 프랑스군에게 붙잡혀 1년 7개월 동안 배에 억류되어 고생을 했고, 영국왕 메어리 1세에게 박해를 받아 프랑스에 망명하는 등 고난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끝내 스코틀랜드의 종교개혁을 위해 전 생애를 바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장례식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은 "어떤 사람도 두려워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을 두려워한 사람이 이곳에 잠들어 있다"고 그를 추모했다고 합니다. 진정한 믿음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와 여러분도 가는 인생의 길에 믿음의 담력으로 승리하는 축복을 체험하여 간증하는 자리에 이르시기를 바랍니다. 기도하십시다!

"'악인은 쫓아오는 자가 없어도 도망하나 의인은 사자같이 담대하느니라(잠 28:1)'. 주님! 우리가 믿음의 담력으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믿음의 담력으로 사람을 두려워하지 말게 하시고, 담대한 마음을 갖게 하시고, 그리고 믿음의 능력을 갖고 살게 하소서.

무엇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환경 가운데서도 믿음의 담력을 갖는 사람들이 되게 하옵소서! 그 어떤 경우에도 믿음의 담력을 갖는 사람에게 반드시 복을 내리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